3분기 저축률 26.2% 그쳐…86년이후 최저

  • 입력 2002년 12월 11일 17시 56분


3·4분기(7∼9월) 들어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이 급락하면서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은 1만달러를 넘지 못할 전망이다.

소비지출이 소득증가를 크게 앞지르면서 3·4분기 총저축률이 86년 1·4분기(1∼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11일 ‘3·4분기 GNI 잠정추계’를 통해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은 9800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1인당 국민소득은 95년 1만823달러로 1만달러를 돌파한 뒤 97년까지 1만달러 이상을 유지하다가 98년부터 2001년까지 1만달러를 밑돌았다.

국민소득의 실질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GNI는 작년 동기대비 3.8%증가했으나 1·4분기 7.7%, 2·4분기의 6.3%에 비해 증가율이 현저하게 떨어졌고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5.8%에 못 미쳤다.

이처럼 소득증가율이 생산증가율을 크게 밑돈 것은 상품 수입가격에 비해 수출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교역조건이 악화됐기 때문으로 그만큼 국부(國富)가 해외로 빠져나간 것을 의미한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올 들어 교역조건 악화에 따른 가상 무역손실(제값을 받았더라면 나지 않았을 손실)은 1·4분기 16조8400억원, 2·4분기 18조6100억원, 3·4분기 21조7500억원 등으로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총저축률은 3·4분기 중 26.2%로 작년 동기대비 1.8%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3·4분기 저축률로는 82년(23.4%) 이후, 분기별로는 86년 1·4분기(25.5%) 이후 최저치다.

저축률 하락은 최종 소비지출증가율(9.2%)이 국민 총처분가능소득 증가율(6.5%)을 크게 앞서 벌어들이는 소득보다 소비가 많았기 때문이다.

국내 총투자율은 설비투자는 증가한 반면 건설투자가 감소하면서 24.4%를 기록해 작년 동기대비 1.4%포인트 하락했다.총체적 물가수준을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는 작년 동기대비 0.1% 상승해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조성종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220원이면 올해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가 가능했을 것”이라며 “내년에는 이변이 없는 한 1만달러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