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률 1% 더… 우선주 “꿩 먹고 알 먹고”

  • 입력 2002년 12월 5일 17시 48분



최근 주주 중심 경영방침을 내세운 회사들이 잇따라 우선주를 매입해 소각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증시의 관심을 끌고 있다.

회사가 남는 돈으로 자사주를 사서 소각하는 것은 주식의 주당 가치를 높여 회사의 이익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유력한 방법. 그런데 왜 매입하려는 주식이 보통주가 아니라 우선주일까.

우선주를 ‘보통주보다 배당률만 1% 높은 주식’으로 평가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선주를 먼저 산다〓한솔제지는 3일 회사의 이익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방법으로 자사주를 적극 매입하고 가능하면 이를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5000억원 가까운 현금보유고를 자랑하며 31년 연속 배당을 한 신영증권도 최근 꾸준히 우선주를 매입하고 있다. 이 회사 이영환 사장은 “보통주도 사겠지만 우선주를 매입하는 것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돈이 남아도는 회사가 우선주를 먼저 매입하려는 이유는 간단하다. 남는 돈을 이용해 회사 재무구조를 바꾸고 싶다면 회사는 은행 빚을 먼저 갚을 것이냐, 아니면 자사주를 사들여 배당 비용을 줄일 것이냐를 선택해야 한다.

금리가 워낙 낮은 탓에 지금은 회사가 빚을 먼저 갚을 필요가 없다. 배당을 많이 하는 회사라면 당연히 자사주를 매입해 배당으로 나가는 지출부터 줄여야 한다. 이 경우 보통주보다 배당이 많은 우선주를 먼저 없애는 것이 유리하다.

신영증권은 우선주에 대해 지난해 주당 1300원을 배당했다. 한솔제지 우선주 배당금도 주당 450원이나 된다. 현재 주가와 비교해도 배당률이 11%와 8%를 넘는다.

▽우선주의 장점과 숨은 뜻〓우선주는 보통주와 달리 경영에 대한 의결권이 없는 대신 배당이 높다. 그러나 배당보다 더 큰 우선주의 강점은 회사가 우선주를 먼저 매입해 없애고 싶어한다는 점이다. 우선주를 사고싶은 잠재세력이 있는 한 우선주는 갖고 있을수록 주식의 가치가 높아진다.

또 한솔제지나 신영증권처럼 우선주를 사들이는 회사는 앞으로도 계속 고배당 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배당을 하지 않을 거라면 우선주를 매입해 없애도 비용 절감의 효과가 전혀 없다. 앞으로 배당을 계속 할 계획이기 때문에 배당 비용이 큰 우선주를 먼저 매입해 소각하려는 것.

에셋플러스투자자문 강방천 전무는 “경영권을 넘보고 투자하는 게 아니라면 굳이 보통주에 집착할 이유가 없다”며 “경영권 프리미엄은 없지만 우선주는 높은 배당과 잠재적 매수 세력이 있다는 장점이 있어 좋은 투자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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