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 수익성 악화…한도 축소-금지 잇따라

  • 입력 2002년 11월 25일 18시 03분


연체율 증가와 수익성 악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신용카드 업체들이 부실 위험이 높은 카드대출을 대폭 줄이고 있다.

일부 카드사는 수십만명의 부실회원을 정리해 카드 사용을 중단토록 하는 등 강도 높은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

25일 신용카드업계에 따르면 10월 말 현재 카드사들의 카드대출 잔액은 전달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카드의 카드대출 잔액은 10월 말 4조1210억원으로 9월 말에 비해 1224억원이나 줄었다.

같은 기간 우리카드의 경우 5036억원에서 4728억원으로 줄었고, 신한카드도 5038억원에서 4891억원으로 147억원 감소했다.

외환카드는 10월 카드대출 신규 취급액이 776억원에 그쳐 9월(1582억원)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처럼 카드대출 잔액이 크게 줄고 있는 것은 카드사들이 가계대출 부실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대출 심사기준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카드는 신용등급 10개 등급 가운데 하위 2개 등급을 받은 신청자에 대해 카드대출을 중단했다.

외환카드는 대출 대상자 최소연령을 남성은 25세에서 30세로, 여성은 20세에서 25세로 각각 5세씩 높이는 한편, 신용등급에 따라 대출 한도를 100만∼500만원씩 줄였다. 특히 다른 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많이 받은 고객에겐 신규 대출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카드사별 카드대출 잔액 추이
외환 1,582 776
신한 5,038 4,891
BC 4,066 3,895
외환카드는 신규취급액임. 자료: 각회사

현대카드는 가입한 지 3개월이 지난 회원들에 대해서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카드대출을 해줬으나 6개월이 지나야 가능하도록 대출 요건을 강화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내년 말까지 부대서비스(현금서비스+카드대출)의 비중을 50% 이하로 낮춰야 한다”며 “현금서비스와 카드대출을 계속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부 카드사들은 불량 회원을 선별해 아예 카드 사용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극약 처방’까지 검토하고 있다.

국민카드는 60일 이상 연체로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40여만명의 회원에 대해 신용구매 한도를 ‘0원’으로 정해 사실상 회원자격을 박탈할 방침이다.

LG카드도 개인별 신용등급에 따라 현금서비스 한도를 차등화하고, 30만명의 불량회원에 대해 신용구매 한도를 대폭 축소하거나 카드 사용을 금지시키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외환카드는 신용구매 한도를 당장 낮추지 않는 대신 신용불량 회원의 현금서비스 한도를 최고 90%까지 낮추기로 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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