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 200곳 ‘환경 등급’ 매긴다

  • 입력 2002년 11월 21일 17시 37분



국내 200개 상장기업에 대한 ‘환경신용등급 평가’가 내년 중 처음으로 이뤄진다. 기존의 재무 건전성 등에 의한 기업신용 평가에 ‘환경성’이 추가되고 환경신용등급이 증권시장에서 ‘힘’을 발휘하면 각 기업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환경컨설팅 전문업체 ‘에코 프론티어’의 정해봉(丁海鳳) 사장은 21일 “국제 금융기관과 투자기관들이 뉴욕 증시에 상장된 한국 기업을 비롯해 주요 업종의 주요 기업에 대한 환경신용등급을 미국 환경신용등급 평가기관인 이노베스트사(社)에 의뢰해 철강 자동차 반도체회사 등에 대한 평가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에코 프론티어는 이노베스트사의 국내 에이전트로 지정된 회사다.

이노베스트와 에코 프론티어는 내년 중 국내 200개 상장기업에 대한 등급평가작업을 마쳐 한국 증시에 투자하고 있는 주요 국제투자기관이나 펀드매니저들에게 자료를 제공할 계획이다.

환경신용등급은 트리플A(AAA)부터 트리플C(CCC)까지 9단계로 업종 내 기업별로 ‘상대평가’를 위주로 한다. 기업의 환경리스크와 환경관리능력, 환경을 전략적 수익기회로 활용하고 있는가 등 60여가지의 평가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노베스트는 3년여 전부터 세계 1500여개 다국적 기업을 대상으로 업종별로 기업의 환경신용등급을 매겨 ‘월드 환경 리포트’를 작성해 금융기관이나 기업에 제공하고 있다. 이노베스트가 환경신용등급을 매기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주가 추이를 분석한 결과 등급이 낮은 기업들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자원부도 지난해 10월 삼성지구환경연구소에 ‘한국형 환경신용등급 평가 모델’을 개발해 주도록 용역을 의뢰했으며 내년 10월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윤영선(尹永善) 산자부 산업입지환경과장은 “용역결과를 국내 신용평가기관에 제공해 내년 말이나 2004년 초부터는 국내 기업의 환경신용등급 평가가 이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경영연구소 이병욱(李炳旭) 박사는 “기업의 환경등급평가는 피할 수 없는 추세”라며 “이노베스트에 자료를 적극 제공해 내년도 평가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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