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서비스부문 대출 환란 직전의 9배 급증

  • 입력 2002년 11월 17일 17시 26분


외환위기 이후 일반 제조업의 자금 수요가 줄어들면서 숙박 및 음식점 등 소비성 서비스부문의 은행 대출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특히 엔화 등 단기외채를 저리에 끌어들여 중소기업 대상 대출경쟁을 벌이면서 부동산업소, 음식점 등에까지 무분별하게 대출해 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재정경제부는 은행들에 단기외채 비중 축소를 지시했으며 은행권은 외화대출을 한시적으로 중단하거나 제한하기로 했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숙박 및 음식점에 대한 대출은 97년 말 1조3471억원에서 올 6월말 8조8640억원으로 6.58배, 부동산과 임대 및 사업서비스업 대출은 1조9633억원에서 18조146억원으로 9.18배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은행들의 산업별 대출금 총액은 141조8754억원에서 223조7373억원으로 1.57배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재경부는 지난 주말 기업 국민 등 8개 외화대출 은행 담당 임원을 불러 대출경쟁 자제를 호소하면서 단기외채 비중을 줄이라고 압박했다.

회의를 마친 뒤 올 들어 엔화 대출이 크게 증가한 기업은행은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신규 외화대출을 취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만 이미 대출 약정이 이뤄진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약속을 이행할 방침이다.

신한 국민 우리 하나은행 등도 외화자금과 관계없는 업종이나 업체의 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자금의 용도나 업종 제한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외화대출이 시설자금 등 생산적 용도에 활용되도록 관리를 엄격히 하고, 부동산업체 요식업소 여관업 등에 대해서는 대출을 엄격히 규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연말 외화차입을 염두에 두고 자금운용 계획을 짰던 중소기업들은 자금 수급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9월말 현재 총 외채 1298억달러 중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외채는 40.8%, 529억달러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고 단기 엔화 차입은 작년 말 5000만달러에서 26억달러로 급증했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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