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MBC방송센터에 오피스텔 건립추진 논란

MBC(문화방송)가 통신 및 촬영 관련시설을 짓도록 권장된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 내 1만5000여평(약 4만9500㎡)의 부지에 ‘MBC일산제작센터’(가칭) 건립을 추진하면서 오피스텔을 함께 지어 분양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MBC와 고양시 등에 따르면 MBC는 94년 624억원에 한국토지공사로부터 매입한 일산구 장항동 869 일대 부지에 스튜디오 5개와 공개홀, 영상·음향 조정실 등이 포함된 방송제작센터를 짓겠다며 최근 사업계획서와 교통영향평가 신청서 등을 고양시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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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계획서에는 1500여가구의 오피스텔 건립 계획도 포함돼 있다. MBC는 고양시로부터 사업승인을 받을 경우 SK건설을 시공사로 내년 3월 공사에 들어가 2006년 3월까지 연면적 10만여평(약 34만3200㎡)에 오피스텔이 포함된 제작센터를 지을 예정이다.

이 부지는 건설교통부장관이 지정한 지구단위계획상 용도가 ‘중심업무시설’이지만 그 중에서도 ‘통신촬영시설 및 관련시설’이 들어서도록 권장 용도가 정해져 있어 오피스텔을 대거 짓는 것은 사실상의 용도변경으로 특혜나 다름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MBC가 고양시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전체 건축 연면적에서 각 시설이 차지하는 비율은 △방송국 시설 26.17% △오피스텔 48.31% △사무실 13.84% △근린생활시설 9.43% △판매시설 2.25% 등이다.

MBC는 1500여가구의 오피스텔 중 25%를 방송국 및 협력사, 관련 시설의 직원들에게 할애하고 나머지는 시공사인 SK건설을 통해 일반 분양할 예정이다.

MBC측은 방송국 시설에다 식당 이발소 세탁소 등의 근린생활시설, 오피스텔 25%(1만2540평)를 포함시켜 건축 연면적의 61.5%가 방송 관련시설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고양시의 한 관계자는 “방송국과 협력사 등의 직원들이 사용할 오피스텔과 일반인 누구나 이용이 가능한 근린생활시설까지 방송 관련시설로 계산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고양시는 MBC 부지와 맞닿아 있고 권장 용도가 역시 ‘통신촬영시설 및 관련시설’로 돼있는 장항동 867, 868 부지에 D업체가 수년간 오피스텔을 짓게 해달라고 요구했으나 “권장용도와 맞지 않는다”며 거부해 형평성 논란까지 일고 있다.

이에 대해 MBC 관계자는 “D업체는 오피스텔만을 짓겠다고 요구해 거부당한 것으로 MBC와는 사정이 다르다”며 “특혜는 말도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방송국의 업무특성상 시설들이 제 기능을 다하려면 오피스텔이 필요해 일부를 포함시켰으며 일반 분양분도 주거용도보다는 사무용으로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한편 강현석(姜賢錫) 고양시장은 “MBC 제작센터의 경우 방송시설 이외 시설의 비율을 낮추는 문제와 용도변경 의혹 등에 대해서는 좀더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고양〓이동영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