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특집]“카레이싱 대회를 잡아라”

  • 입력 2002년 9월 2일 19시 56분


2001년 59회 포뮬러1 그랑프리 경주대회 출전 차량들 - 동아일보 자료사진
2001년 59회 포뮬러1 그랑프리 경주대회 출전 차량들 - 동아일보 자료사진
‘테플론 수지로 코팅한 전신 수영복, 계측기가 달린 복싱 펀칭백, 총알의 궤도를 추적하는 레이저총….’

올림픽을 비롯한 각 스포츠 대회가 첨단 기술 경연장이 된지는 오래다. 각 스포츠용품 업체는 자사가 후원하는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신제품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고 그 결과에 따라 업계 순위까지 뒤바뀌는 일이 적지 않게 벌어지고 있다.

자동차경주도 마찬가지다. 급격한 코너링과 시속 200∼300㎞를 넘나드는 고속주행으로 승부를 가르는 경기인 만큼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들의 기술 경연장이 되고 있기 때문. 자동차 및 타이어 제조업계로서는 브랜드 가치를 수직 상승시킬 수 있는 기회의 무대인 셈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국내 타이어업계가 올들어 유럽 자동차경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테이프를 먼저 끊은 쪽은 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는 올 2월 경주용 타이어 ‘벤투스’가 이탈리아 포뮬러3(F3) 대회 공식 타이어로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이탈리아 전역을 순회하며 한 해 9차례 레이스를 펼치는 이 대회는 매경기 10만명의 관람객이 스탠드를 차지한 가운데 유럽 10여개 나라에 방송되고 있다. 공식 타이어로 선정된 것만으로도 엄청난 광고 효과를 누리는 셈. 한국타이어는 이에 힘입어 올 이탈리아 시장을 겨냥한 타이어 수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200만달러 늘어난 2500만달러(약 300억원)로 높였다.

2000년 창원 국제F3 공식 타이어로 뽑혔던 금호타이어도 이에 질세라 ‘엑스타’ 타이어를 앞세워 이달초 네덜란드 잔트보르트에서 열린 2002말버러 마스터스 F3대회 공식 타이어로 선정됐다.

금호는 이 대회에 2006년까지 F3 전용타이어를 독점 공급할 예정인데 이같은 모터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올 유럽시장 초고성능(UHP)타이어 판매 목표를 지난해보다 70% 늘어난 150만본 이상으로 늘렸다.

물론 국내 업체들의 참여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F3 대회 자체가 F1 대회로 가는 입문 단계이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F3을 발판으로 모터스포츠 최고봉인 F1 타이어를 개발하는 한편 이를 일반 승용차용 고성능 타이어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경주만을 위해 특별히 개발된 엔진을 탑재하는 포뮬러 경주는 엔진 종류 및 배기량에 따라 F1, F3000(F2), F3으로 나뉜다. 평균시속 245㎞인 F1은 말 그대로 자동차경주 최고봉이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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