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개 증권계좌 출금제한

  • 입력 2002년 8월 26일 18시 19분


법인계좌로 델타정보통신 주식 500만주(약 250억원) 매수 주문을 낸 범인은 도용된 법인계좌가 개설된 대우증권의 대리 안모씨(33)로 밝혀졌다.

안씨는 사건 직후인 23일 오후 부인과 함께 태국 방콕으로 출국해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6일 “안씨가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모 PC방에서 대우증권에 접속해 주식 500만주를 매수 주문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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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씨는 매수주문을 내기 직전인 23일 오전 9시21분부터 30여분 동안 6차례에 걸쳐 PC방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해 경찰은 안씨가 작전세력과 전화로 범행 협의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안씨의 부모와 형제들이 미국에 거주하고 있어 안씨가 최종적으로는 미국에 입국할 것으로 보인다”며 “인터폴을 통해 가급적 빨리 검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26일 사건 당일 델타정보통신 주식을 대량 매도한 54개 증권사지점의 67개 계좌에 대해 출금(出金) 및 주문제한 조치를 취했다.

이 가운데 39개 계좌는 수사가 끝날 때까지 출금 및 주문이 금지되며, 나머지 28개 계좌는 본인의 실명 확인절차를 거친 후 출금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델타정보통신 주식 270만주를 보유한 대주주 장모씨와 장씨에게 주식을 판 임모씨가 “지분변경 공시를 위해 10여명의 전주(錢主)에게 이름을 빌려 줬을 뿐”이라고 진술함에 따라 이름을 빌린 전주들이 이번 사건을 일으킨 작전세력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안씨는 범행에 앞서 23일 오전 9시6분부터 대한생명과 국민은행 등의 명의로도 대우증권 사이버거래시스템에 접속하려다 실패했으며 오전 9시19분에는 현대투신운용 명의로 삼성전자 주식 10만주를 매수주문을 냈다가 곧바로 취소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이현두기자 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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