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9곳 계열사에 36억 부당지원

  • 입력 2002년 8월 2일 18시 37분


다음커뮤니케이션 한글과컴퓨터 로커스 등 ‘벤처 열풍’을 주도했던 9개 주요 벤처기업이 재벌기업과 비슷한 방법으로 계열사나 회사 대표에 36억원가량을 부당 지원한 사실이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됐다.

그러나 이 가운데 일부 벤처기업은 이의신청을 준비하는 등 공정위의 조치가 부당하다고 지적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공정위는 4월부터 벤처기업의 부당내부거래를 조사한 결과 9개 기업이 17개 계열사 등과 275억원 상당의 지원성 거래를 하면서 36억여원을 부당 지원한 사실을 적발해 5억4300만원의 과징금을 물렸다고 2일 밝혔다.

적발된 벤처기업은 △한국정보공학 △다음커뮤니케이션과 다음솔루션 △한글과컴퓨터 △터보테크 △유비케어 △로커스와 플레너스엔터테인먼트 △오피콤 △인터파크 △삼지전자 등으로 각각 500만∼1억9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다음커뮤니케이션 오피콤 터보테크 삼지전자는 계열사에 각각 8억7000만∼85억원의 자금을 빌려주면서 이자를 받지 않거나 싼 이자를 적용해 부당 지원했다. 또 한글과컴퓨터 플레너스엔터테인먼트는 자사의 예금을 계열사에 담보로 제공해 금융기관에서 낮은 이자로 돈을 빌릴 수 있도록 했다.

한글과컴퓨터 유비케어 한국정보공학 로커스 등은 부동산을 싼값에 계열사에 빌려주거나 물품대금을 제때 받지 않았다. 한국정보공학은 소프트웨어와 저작권을 계열사에 대가 없이 빌려준 것으로도 나타났다.

인터파크는 1999년 5월 시가 2만원인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1만원에 25만주 발행해 회사 대표 이기형씨에게 매각했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장항석(張恒碩) 공정위 조사국장은 “인터파크는 유일하게 회사 대표에게 지원행위를 했고 금액도 가장 커 산출된 과징금은 17억5000만원이었으나 공정거래법상 매출액의 2%까지만 과징금을 물릴 수 있어 2700만원만 부과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터파크측은 “99년 4월30일 유상증자를 할 때의 발행가는 8700원이었으나 직후 BW를 발행할 때는 이 대표가 최대주주라는 점을 고려해 이보다 비싼 1만원에 발행했다”면서 “공정위가 적정가격 산정기준으로 제시한 5월1일의 9만7000주 지분 매각은 이 대표의 형제와 지인 등 특수관계인에게 일부러 비싸게 판 가격이어서 기준이 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벤처기업별 지원금액 및 과징금 액수 (단위:원)
지원업체수혜업체지원금액과징금
한글과 컴퓨터한소프트네트2억2800만9000만
터보테크넥스트인스트루먼트1300만500만
유비케어미디어엠 닥터헬프페이지원 8100만3100만
로커스로커스네트웍스2500만1700만
플레너스엔터테인먼트싸이더스예전미디어9600만6600만
다음커뮤니케이션투어익스프레스4100만2800만
다음솔루션다음커뮤니케이션투어익스프레스1억4500만7300만
오피콤텔트로닉스1억9200만7600만
인터파크이기형(대표이사)25억2700만
한국정보공학엠투소프트아이퀵2억7400만1억900만
삼지전자SJ일레콤라미오아이비에스넷5700만2100만
합계36억5200만5억4300만
자료:공정거래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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