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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7월 4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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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격한 심사를 거쳐 상장이나 등록에 성공하면 회사는 지명도가 높아지는 등 경영여건이 좋아진다. 그러나 실제로는 실적이 악화되는 기업이 생각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개 후 나빠지는 실적〓코스닥증권시장에 의뢰해 지난해 등록한 161개 기업의 등록 전 후의 연간 실적을 비교한 결과 매출이 감소한 기업이 42개사(26.1%)에 이르렀다.
수익성 지표도 대체로 나빠졌다. 영업이익이 증가한 기업은 55개사(34.2%), 순이익이 증가한 기업은 60개사(37.5%)에 불과해 등록 이후 60∼70%에 이르는 기업의 수익성은 오히려 나빠진 것.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아예 적자로 돌아선 회사도 각각 16개사(9.9%), 17개사(10.6%)나 됐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등록 전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 회사도 각각 25개사(15.5%), 19개사(11.8%)였다.
거래소의 경우 신규 상장한 LG석유화학의 영업이익은 상장 전보다 27%, 순이익은 21% 줄어든 반면 외환카드는 영업이익이 322%, 순이익은 211% 증가했다.
반대로 등록의 ‘혜택’을 톡톡히 본 회사도 적지 않았다. 매출이 100% 이상 증가한 회사가 8개사, 영업이익이 200% 이상 증가한 기업도 11개사였다. 코디콤과 강원랜드는 500%를 웃돌았다.
▽실적 부풀리기 의혹도〓객관적으로 좋아진 경영여건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더 나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시장에선 2000년에 비해 2001년의 정보기술(IT) 경기가 나빠진 것에 주목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IT 관련 업종이 많은 코스닥기업들이 불경기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
그러나 한편에선 등록을 위한 ‘실적 부풀리기’의 의혹도 제기한다. 코스닥기업의 외부감사를 맡았던 S회계법인의 한 관계자는 “등록을 준비하는 기업은 임원은 물론 직원들도 자사 주식을 갖고 있어 주가가 오르기를 바라는 만큼 일부 기업은 실적을 과대포장해서라도 등록을 추진한다”고 지적했다.
신영증권 장득수 리서치팀장도 “등록 전에는 회계처리를 느슨하게 하고 등록 이후에는 보수적으로 처리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 등록 후 실적 개선 기업 | |
| 구분 | 기업 |
| 매출액 100% 이상증가(8개) | 모디아 예스테크 케이비티 액토즈소프트 파인디앤씨 한단정보통신CJ푸드시스템 강원랜드 |
| 영업이익 200% 이상증가(11개) | 코디콤 강원랜드 모디아 이코인 한단정보통신 케이비티 파인디앤씨 디지아이 동진에코텍 반도체ENG 우신시스템 |
| 순이익 100% 이상증가(14개) | 모디아 안철수연구소 윤디자인 액토즈소프트 파인디앤씨 코디콤 한단정보통신 한국미생물 디지아이 동진에코텍 반도체ENG 우신시스템 에프에스텍 강원랜드 |
| 등록 후 영업이익 변화 | |
| 구분 | 기업수 |
| 증가 | 55개사(34.2%) |
| 감소 | 87개사(54.0%) |
| 적자전환·지속 | 17개사(10.6%) |
| 기타 | 2개사(1.2%) |
| 합계 | 161개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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