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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5월 22일 19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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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경제부는 수출이나 설비투자가 뒷받침되지 않은 채 소비나 건설이 이끈 성장은 ‘반짝 회복’일 뿐이라는 시각이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수출도 개선되고, 설비투자도 플러스로 돌아서는 등 경기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언급, ‘이제 본격적으로 물가를 챙기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경기전망 시각차〓재경부 관계자는 “올 초 소비증가는 설 경기 특수 영향이 컸다”며 “향후 소비증가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경기회복세가 완연하며 2·4분기에도 월드컵 특수로 서비스업 숙박 음식 관광업이 성장을 지탱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올 4월 발표한 ‘향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도 “하반기로 갈수록 GDP성장률이나 물가상승률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재경부는 또 수출회복의 열쇠를 쥔 미국경제가 다시 침체국면으로 접어드는 ‘외부 변수’도 유리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경부의 다른 관계자는 “미국이 1·4분기 5.8%라는 고성장을 했지만 실업률 증가, 제조업지수 하락 등으로 2·4분기는 3%대 성장으로 떨어진다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반면 한은 정정호 경제통계국장은 “아직 물가오름세가 크지는 않지만 연말 물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혀 초점이 다른 설명을 했다. 한은이 올 4월 발표한 보고서에선 ‘1·4분기 4.7% 성장’을 전제로 연말까지 물가가 3.1% 오른다는 보고서를 냈다. 1개월 만에 성장률이 전망치보다 1%포인트나 높아진 만큼 물가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 자연히 금리인상 요인도 누적되는 셈.
▽내수-수출 불균형 개선된다〓한국은행은 ‘5.7% 성장’은 내수-수출-투자의 합작품이라고 보고 있다. 물론 성장내용을 뜯어보면 내수가 6.7% 기여했고 수입이 수출을 초과하면서 무역부문이 1.1%만큼 깎아먹은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지난해 4·4분기 -1.1% 성장으로 주저앉았던 수출이 반도체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올 1·4분기 2.6% 성장하면서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정호 국장은 “미약한 정도이긴 하지만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경제성장 기여도가 -14%였던 수출이 15%증가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반면 같은 기간 내수의 성장 기여율은 111.4%에서 86.4%로 떨어졌다.
한은은 ‘미래의 생산’을 가늠하는 설비투자도 마이너스에서 3.2% 증가로 돌아선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은 김태석 과장은 “조심스럽던 기업의 투자의욕이 되살아나는 징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