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KT株 5조어치 월내 매각…대기업 15%까지 확보가능

  • 입력 2002년 5월 6일 18시 09분


한국 최대의 통신업체인 KT(옛 한국통신)가 이달 말에 완전 민영화된다.

정보통신부는 17, 18일 이틀간 30대 기업과 일반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KT 민영화를 위한 주식 청약을 받아 정부 보유 KT 지분 28.36%(8857만주)를 모두 매각한다고 6일 발표했다.

정부는 7일 청약공고를 내고 가격 및 물량에 관한 수요조사를 거쳐 16일 공모가를 확정, 이달 안에 주식은 물론 교환사채(EB) 발행까지 모두 마칠 계획이다.

삼성 LG SK 등 주요 그룹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 매각 건은 국내 통신시장은 물론 재계판도에도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어 경제계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정부가 확정한 민영화 방안〓이번에 팔리는 KT 지분 28.36%는 5조3142억원(주당 6만원 기준) 규모. 정부는 이 가운데 14.53%는 주식 형태로, 13.83%는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EB 형태로 팔기로 했다.

주식 판매 물량은 대기업(전략적 투자자)에 5%, 기관투자가에 2%, 일반투자자에 1.83%씩 배정했다. 나머지 5.7%는 KT 직원들을 위한 우리사주로 돌아간다.

주식을 사는 투자자들은 EB를 우선적으로 받아 지분을 늘릴 수 있다. 대기업은 취득주식의 2배까지, 일반투자자 및 기관투자가는 매입 주식만큼 EB를 살 수 있다. 이에 따라 대기업은 EB 물량 10%를 포함해 KT 지분을 최대 15%까지 확보할 수 있다.

정부는 우선 배정된 EB가 다 팔리지 않으면 일반인에게 판매키로 했다.

한춘구(韓春求) 정통부 지원국장은 “주식 청약을 위한 청약증거금은 100%로 했으며 EB는 1개월 뒤부터 주식으로 바꿀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와 함께 KT의 정관을 고쳐 KT를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재 7명인 사외이사 비중을 9명으로 늘리고,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 중에서 선출토록 하는 등 사외이사의 역할을 강화할 방침이다.

▽주요 그룹의 움직임〓삼성그룹은 공식적으로는 “민영화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삼성이 물밑에서 입찰 참여를 신중히 준비중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성은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전기 삼성SDS 등 계열사를 중심으로 5∼10%의 지분 확보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다만 최대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60%를 넘는 외국인 주주 문제로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LG그룹은 이날 “참여 여부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LG는 LG전자를 중심으로 1∼3%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과 함께 데이콤 LG텔레콤 등 계열사를 묶어 통신산업을 그룹 차원의 주력업종으로 키우는 방안도 진지하게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SK텔레콤을 보유한 SK로서는 삼성이 KT 지분을 독차지하는 상황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이 KT 경영권을 확보하는 것을 막기 위해 견제 차원에서 입찰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정부 보유 KT지분 매각 방안 (단위:%)
대상주식매각EB발행합계
대기업5.010.015.0
기관투자가2.02.04.0
일반투자자1.831.833.66
우리사주5.7-5.7
합계14.5313.8328.36
자료: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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