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본부장 경선등 KOTRA 개혁 돌풍

  • 입력 2002년 4월 23일 17시 49분


요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는 때아닌 ‘경선’이 벌어지고 있다. 7월 1일 본국으로 돌아오는 일본지역 본부장 자리에 4명의 직원이 도전한 것.

최종결정에는 임원은 물론 일반 직원도 포함된 30명의 평가단이 참여, 도덕성 전문성 리더십 등을 기준으로 심사할 예정이다. 본부장 발령이 전적으로 ‘사장 마음대로’였던 과거에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KOTRA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 주요 보직 공개모집으로 대표되는 ‘투명한 인사제도’를 비롯해 곳곳에서 경영효율을 높이기 위한 ‘수술’이 이뤄지고 있다.

산업자원부 차관 출신으로 지난해 4월 취임한 오영교(吳盈敎·사진) 사장은 “취임 직후 현지 본부장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대거 위임하는 방향으로 KOTRA의 운용시스템을 전환했다”며 “유능한 본부장의 선정은 곧바로 수출실적이나 투자유치와 직결되기 때문에 최대한 사장의 독단적 결정을 줄이려 한다”고 설명했다.

KOTRA는 임직원과 해외 무역관에 대한 평가기준도 건수 위주가 아니라 구체적 실적과 현장 중심으로 바꾸었다. 올해 3월에는 본부에서 지시도 하지 않았는데 중동·아프리카지역 본부가 자체적으로 현지기업들의 수요를 파악, 대규모 구매단을 이끌고 한국을 방문했다. 이때 거둔 수출계약액만도 6400만달러였다.

이런 노력을 통해 KOTRA는 지난해 13개 공기업에 대한 경영평가의 고객만족도 부문에서 ‘만년꼴찌’에서 탈출, 3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특히 개선진척도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오 사장은 “새로운 제도가 정착되도록 노력하는 한편 수출수요에 대한 생생한 현지정보를 기업과 정부기관에 제공해 내년에는 고객만족도 1위 공기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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