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념 부총리 14일 사표낼듯…후임 이기호씨 유력

  • 입력 2002년 4월 11일 18시 19분


진념(陳稔)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의 경기지사 출마를 청와대가 기정사실화함에 따라 후임 경제부총리 인선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이기호(李起浩) 전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57·행시 7회)이 0순위로 꼽히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진 부총리의 정치권 진출 논란과 관련, 한국 경제의 연속성 및 신뢰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11일 정부의 고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옛 경제기획원 출신의 이기호 전 비서관은 현 정부에서 노동부장관과 대통령경제수석을 지내는 등 현 경제팀과 호흡이 잘 맞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또 진 부총리 사임 이후 선거판 징발에 따른 비판을 줄이려면 개각 폭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에도 부합한다. 이 전 수석은 보물 발굴 사업 연루 의혹으로 물러났지만 특별검사의 수사 결과 혐의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윤철(田允喆) 대통령 비서실장이나 이근영(李瑾榮) 금융감독위원장도 거론되고 있지만 연쇄적인 후속 인사요인이 생긴다는 점에서 불리하다.

한편 골드만삭스 등 해외 주요 기관투자가들은 서한이나 전화를 통해 ‘진 부총리의 정치권 진출이 기정사실이냐’ ‘그렇게 된다면 여러 가지 경제정책이 바뀌게 되는 것은 아니냐’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카를로스 코데이로 부회장은 11일 진 부총리에게 친서를 보내 “한국 경제 회생에 있어 무척 중요한 시기에 정부를 떠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한 재경부 간부는 “정치 일정에 따라 경제정책이 영향을 받는 종전의 관습이 이번에도 되풀이되는 게 아니냐는 질의를 외국인투자자들로부터 받고 있다”며 “진 부총리의 정치권 진출은 경제개혁의 후퇴로 비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재경부 이철휘 대변인은 “부총리의 경질 여부와 관련 없이 경제정책의 뼈대가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 정부의 남은 임기 중 그동안 추진해온 정책을 최종 점검하고 정리하는 쪽으로 정책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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