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제지업계 월드컵-선거 겹쳐 매출 10만t 더 늘듯

  • 입력 2002년 3월 27일 18시 11분


한솔제지의 마케팅팀 이영철 팀장은 요즘 거래업체로부터 “종이 좀 구해달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경기회복세로 종이 수요가 크게 늘면서 인쇄용지를 제때 공급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지업체들이 사상 유례 없는 호황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특히 인쇄 용지의 경우에는 월드컵과 양대(兩大) 선거 등 대형 호재가 겹치면서 사상 최대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각 제지업체들는 경기회복 요인을 제외하고도 지난해에 비해 10% 이상의 ‘이벤트 특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상 선거철이 되면 각종 홍보전단이 나라 전체를 뒤덮는다. 후보 홍보용 또는, 정책 선전용이다. 이 때문에 선거와 관련한 인쇄용지 수요는 대통령 선거가 3만∼4만t, 지방선거가 2만∼3만t 정도로 추정된다.

여기에 월드컵으로 인해 발생할 4만∼5만t의 수요까지 포함하면 모두 10만t가량의 종이가 국가적 이벤트로 추가 소비될 전망. 인쇄용지를 만드는 제지업계로서는 보기 드물게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한 해인 셈이다.

국내 최대 제지업체인 한솔제지는 지난해보다 15% 이상 늘어난 1조원을 매출 목표로 잡고 있다. 대형 이벤트의 영향이 거의 없는 1, 2월에도 전년동기 대비 15% 늘어난 1680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올해 목표를 초과 달성할 가능성도 높다. 화장품이나 과자, 의약품 등을 포장하는 데 사용되는 백판지의 중국 수출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

지난해 3850억원의 매출을 올린 업계 2위 신무림제지도 올해는 최소 4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1999년 이후 매년 30만t 이상씩 늘어난 종이의 내수 판매가 올해는 100만t 가까이 늘어날 것이라고 관련업계에서는 내다본다.

특히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국제 펄프 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어 제지업체들의 수익성 개선 효과가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무림제지 안상철 대리는 “펄프회사들이 재고 조절을 위해 최근 펄프가격을 인하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돼 올해는 경상이익 기준으로 70% 이상 실적이 좋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박정훈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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