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명광고]미국 하인즈 토마토 케첩

  • 입력 2002년 2월 18일 19시 45분


메인 요리 대신 토마토 케첩을 접시에 가득 담은 미국 하인즈의 광고.
메인 요리 대신 토마토 케첩을 접시에 가득 담은 미국 하인즈의 광고.
올해는 선거가 참 많다는군요. 사람들은 별로 관심이 없는 거 같은데, 아직도 한참이나 남은 거 같은데 정말 난리들입니다. 별로 재미있는 얘기도 아닌데 말입니다.

그래서 얼마 전에 본 정말 맛있는 광고 하나 소개합니다. 보통 토마토 케첩은 찍어먹는 음식에 불과합니다. 말 그대로 소스에 불과한 것이죠. 감자에 찍어먹고, 고기에 찍어먹는 고추장 같은 음식입니다.

그런데 광고를 펴보자 이게 웬일인가요? 우리가 주로 먹는 감자와 고기는 귀퉁이에 조그맣게 올려져 있고 접시 가득 케첩이 담겨 있습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듭니다. 듬뿍듬뿍 찍어 먹을 것 같습니다. 감자에 케첩만 묻혀 빨아먹을 것 같습니다. 고기가 조금만 있어도 그저 케첩이면 족할 것 같습니다. 생각을 뒤집은 발상이 참 재미있습니다. 광고를 보면 별 말도 없습니다. 아니 제품 이름 외엔 다른 말이 없습니다. 하긴 맛있는 것에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광고란 뒤집기라고 말합니다. 그냥 평범한 사실은 소비자에게 너무 당연한 이야기로 받아들여집니다. 그냥 스쳐가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을 뒤집어 생각하고 뒤집어 표현했을 때 소비자의 눈길이 한 번 더 가게 되고 결국은 손길까지도 이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정치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정치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정치란 그저 사람들이 행복하고 편안하게 살아가는 소스에 불과합니다. 언제나 국민이 주인이고 정치인들은 국민의 삶을 맛있게 하는 수단밖에는 되지 않는 것입니다. 그렇게 말이 많이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그저 자신을 국민 위에 있는 모습에서 국민 밑에 있는 모습으로 뒤집으면 되는 것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올 한해 우리에게도 이렇게 맛있는 세상이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올 한해 우리에게도 이렇게 맛있는 정치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늘 앵무새처럼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지 않는 세상, 또 황당한 출마 선언으로 놀라게 하지 않는 세상, 생각을 확 뒤집어 버리는 세상, 국민에게 꼭 필요한 소스가 되겠다는 사람이 뜨는 세상. 그런 세상, 우리에겐 너무 지나친 욕심일까요?

하 재 윤 금강기획 카피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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