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대선자금 공동모금 안해"

  • 입력 2002년 2월 16일 18시 02분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올해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재계 차원에서 기업들의 돈을 모아 정치권에 제공하는 일을 하지 않겠다고 16일 밝혔다.

전경련 손병두(孫炳斗) 부회장은 “회장단 회의에서 정당한 정치자금만 내기로 결정한 것은 각 기업이 선호하는 후보나 정당에 법 테두리 안에서 개별적으로 후원금을 제공한다는 의미”라며 “전경련은 정치자금 공동 모금을 주선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재계가 공동으로 정치자금을 낸 것은 지난 대선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며 “기업경영이 투명해지면서 현실적으로 부당한 정치자금을 조성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각 정당과 후보들의 공약이 재계가 요구하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원칙을 얼마나 충실히 반영하는지 분석해 회원사들에 참고자료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손 부회장은 “현 정부 출범 후 북한에 비료와 의복 등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들의 돈을 모을 때도 사외이사들이 반대해 어려움을 겪었다”며 “앞으로 기업경영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돈을 마련하는 것은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전경련은 22일 정기총회에서 ‘경제계가 정치권과 각계에 바라는 제언’을 발표해 정치자금에 대한 원칙을 거듭 밝히기로 했다.

박원재기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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