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영업 은행도 전직 임원 부실책임 조사

  • 입력 2002년 2월 5일 14시 40분


예금보험공사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뒤 정상적으로 영업하고 있는 금융기관의 전직 임직원에 대해 부실책임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중이다. 이는 조사결과 부실책임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 보유 재산을 가압류하고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것.

또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기관이 경영부실로 파산했을 때 예금자에게 5000만원까지 보장해주기 위해 예금보험공사에 내는 예금보험료를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경영건전성에 따라 차등화하기로 했다.

예보 관계자는 5일 "공적자금이 투입된 제주은행의 전직 임직원에 대한 조사를 1월에 마무리했고 현재는 대한투자신탁증권 전직 임직원에 대해 부실책임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한빛 외환 조흥 서울 평화은행과 한국투자신탁증권 대한생명 서울보증보험등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의 전(前) 임직원에 대한 조사를 순차적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사대상 임직원은 △신용상태가 불량해 대출금을 회수할지 의문시되는 기업에 돈을 빌려준 경우 △법이나 규정을 어긴 주식투자로 해당 금융기관에 손해를 입힌 경우 △분식결산 관련자 등이다.

한편 이인원(李仁遠) 예보 사장은 1월말 진념(陳稔)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올해 예금보험료를 차등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준비가 되는대로 시행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올해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이 사장은 "부실금융기관 정리가 어느정도 마무리된 만큼 예보는 본래 기능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생명보험이나 자동차보험에서 보험대상에 따라 보험료가 다른 것처럼 예금보험료율도 금융기관 건전성에 따라 차등화돼야 할 때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이와관련, "현대투자신탁과 대한생명의 매각이 완료되고 공적자금이 투입된 서울은행 등의 처리가 끝나면 금융기관 구조조정이 일단락된다"며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 보류해 두었던 예금보험료 차등화를 시행함으로써 시장에서 금융기관 경영건전성을 감시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예금보험료율은 은행은 예금의 0.1%, 증권은 0.2%, 보험·신용금고·신협은 0.3% 등으로 업종별로만 차등화될 뿐 개별 금융기관은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그동안 금융기관이 낸 보험료보다 문을 닫아 예금을 대신 지급해준 금액이 훨씬 많아 예금보험기금은 2000년에 1조8534억원 적자를 낸 데 이어 작년 상반기에도 3조9634억원의 적자를 냈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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