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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월 21일 15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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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모터스(GM)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이른바 빅3 가 지난해 10월 이후 강력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고 일본업체들도 SUV(Sports Utility Vehecle) 시장에서 현대차를 압박하고 있다.
이 바람에 지난해 초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며 8월 2.4%까지 치솟았던 현대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9월부터 내리막길을 타기 시작, 12월에는 1.8%까지 급락했다.
판매대수도 지난해 8월 3만4474대에서 12월에는 30%나 떨어진 2만4413대로 주저 앉았다. 12월이 비수기인 점을 감안해도 하락폭이 예사롭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
이처럼 현대차가 미국시장에서 밀리는 것은 미국과 일본의 경쟁사들이 지난해 10월부터 무이자 할부판매와 가격할인을 실시하면서 10년·10만마일(16만㎞) 무상보증 이라는 현대차의 파격 마케팅이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신차 개발, 이미지 개선 등의 비책(秘策) 을 내놓지 못한다면 80년대 말 2년여만에 막을 내린 포니 신화 의 악몽이 되살아날 수도 있다고 충고하고 있다.
현대증권 김학주 자동차담당 애널리스트는 “현대차는 기술력보다는 마케팅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온 게 사실” 이라며 “성능에 비해 ‘가격이 싼 차’ 라는 이미지보다는 ‘제값을 하는 차’ 라는 인식이 확산돼야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김소림 부장은 “현대차가 성능개선에도 불구하고 아직 싸구려차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있다” 며 “체계적인 홍보전략과 신차개발을 통한 고급화 전략 수립이 절실한 시점” 이라고 강조했다.
박정훈기자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