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부품-소재 수출 '대표선수' 키운다

  • 입력 2001년 11월 27일 19시 17분


지구촌 무역전선의 최선봉에서 부품 소재 수출에 앞장서온 ‘대표 선수’들이 뽑혔다.

산업자원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반도체에 이어 새로운 수출 효자품목을 만들어낼 ‘부품 소재 수출 리딩 컴퍼니(Leading Company)’ 40개 업체를 선정해 28일 발대식을 갖는다.

이번에 선정된 기업의 특징은 일반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소비재 및 서비스 업종과는 달리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면서도 묵묵히 기술개발에 전념해 부품 소재의 수출 비중을 꾸준히 늘려왔다는 점. 정부는 △정책자금 및 기술지원 △투자유치 △수출판로 확대 지원 등을 통해 이들 기업을 말 그대로 ‘수출 대표업체’로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대식에서 성공사례를 발표할 경북 경주시의 광진상공(대표 정기범)은 94년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제너럴 모터스(GM)에 자동차 유리문 작동장치를 납품하는 데 성공했다. GM측 구매담당자가 전화 메시지만 남겨둔 채 출장을 가버리는 등 만나기조차 힘든 상황에서 호텔 방에 두달씩 머물면서 끈질기게 설득작업을 벌인 결과였다.

탁월한 품질을 인정받아 96년 GM사가 전세계 수만개 협력업체 가운데 130여개만 뽑는 최우수 협력업체에 포함됐고 이후 매년 4000만달러어치 정도를 수출하고 있다.

정 사장은 “요즘은 외국의 큰 업체들이 부품을 세계 각국에서 조달하는 글로벌 소싱(Global Sourcing)을 늘려가는 추세여서 한국 기업들도 품질 가격 납기일만 맞춘다면 얼마든지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인천 부평구의 절삭공구업체 와이지-원(대표 송호근)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은 케이스.

81년 직원 12명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처음부터 미국 연방표준규격의 허용오차보다 더 엄격한 자체검사 기준을 적용하면서도 가격은 비슷한 품질보다 30∼40% 낮췄다. 이에 따라 미국시장은 물론 공구업체로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독일과 수천개의 자국 공구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에도 진출해 있다. 올해 65개 수출대상국에서 6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전망.

부산 금정구의 비아이피(대표 조성제)는 ‘BIP’라는 자체 브랜드로 여객선의 객실, 목욕탕, 선박용 문, 방화 칸막이 등을 만들어 국내외 시장에 판매하고 있는 선박 인테리어전문 기업이다. 조선기자재 시장에서 이 회사의 시장 점유율은 25%로 단연 세계 1위다.

비아이피는 글로벌 마케팅 차원에서 99년 중국 쑤저우에 현지공장을 세운 데 이어 조만간 중국 내수시장의 50% 이상을 확보한다는 야심찬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김광현기자>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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