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불황 극복 '3색 비법'…잘나가는 기업의 성공전략

  • 입력 2001년 11월 14일 19시 00분


한국경제가 심각한 불황의 늪에 빠져 있지만 창사(創社) 이래 최고의 실적을 올린 기업도 적지 않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미국시장에서 ‘고속질주’하면서 초일류기업에 도전하고 있다. SK텔레콤 등 이동통신업체도 예상 밖의 엄청난 흑자로 ‘표정 관리’를 하고 있다.

경기를 많이 타는 건설업계와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위기에 몰려있는 철강업계에서도 실적호전 기업이 나오고 있다. 도대체 어떤 경영 비법으로 불황을 이겨낸 것일까.

▽확실한 나만의 전략을 세워라〓현대기아차그룹의 올해 목표는 중대형 차량과 레저용 차량(SUV)의 미국시장 공략. 딜러망과 보증제도를 강화하고 개선된 성능을 적극 홍보해 시장 점유율을 늘려 나갔다.

이런 전략으로 현대차그룹은 올해 10월까지 무려 48만4000여대를 미국시장에 팔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이상 늘어난 수치. 현대기아차그룹은 미국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창사 이래 최대인 1조7000억원의 당기순이익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현대증권 김학주(金學柱) 애널리스트는 “미국 자동차 ‘빅3’가 감산중인데도 현대와 기아가 좋은 성적을 낸 것은 중대형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확실한 목표를 세운 덕분”이라 분석했다.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라〓심각한 정보기술(IT)산업 불황이라는 위기에서도 SK텔레콤은 불량가입자를 솎아내는 정면돌파 전략으로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마련했다. 또 불황이 닥치자 연초에 계획했던 투자중 불필요한 부분을 과감히 줄여 현금보유액을 늘려간 것도 효과를 거뒀다. 동원증권 양종인 연구위원은 “불량 가입자 정리 이후 우량고객을 중심으로 서비스 사용량이 늘면서 SK텔레콤은 사상 최대인 1조2564억원의 순이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력업종에 총력을 기울여라〓‘몸집 불리기’로 재무구조 위기에 몰렸던 태평양은 90년대 중반부터 비(非)핵심 사업을 매각하는 등 24개였던 계열사를 8개로 줄였다. 조직의 핵심 역량이 화장품과 제약부문에 집중돼 불황을 모르는 기업으로 거듭났다.

LG전선도 비수익 비주력 사업을 꾸준히 정리해 불황 무풍지대에 안착했으며 LG건설은 주택사업부문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올들어 9월 말까지 누적 순이익이 같은 기간 기준으로 창사 이래 최고인 1070억원이나 됐다.

동국제강도 세계 철강경기 부진이라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구조 고도화와 노사관계 안정을 바탕으로 올해 1조77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올해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한 주요 기업들
기업올해 예상실적경영비법
현대기아차그룹당기순이익 1조7000억원중대형 차량과 SUV로 미국시장 집중 공략
SK텔레콤당기순이익 1조2564억원시장점유율 축소위기를 불량가입자 정리로 정면돌파
태평양매출 9500억원과감한 구조조정으로 화장품부문에 역량 집중
동국제강매출 1조7700억원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구조 고도화. 노사관계 안정
LG건설3·4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1070억원
주택사업 부문에 역량 집중해 브랜드 파워 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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