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종합상사 "아 옛날이여"…그룹해체-불황등 영향 위기

  • 입력 2001년 11월 7일 18시 55분


종합상사가 위기를 맞고 있다.

99년 한국 전체 수출물량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던 종합상사의 올해 수출실적은 90년이후 처음으로 30%대로 내려앉을 전망이다. 그룹체제가 해체돼 과거 계열사들의 수출물량이 없어진데다 세계경기의 전반적 불황으로 수출창구로서의 종합상사 역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현대종합상사 LG상사 대우인터내셔널 SK글로벌 효성 쌍용 등 국내 7개 종합상사의 10월 수출액은 45억100만달러로 잠정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36.0%나 줄어들었다.

종합상사들의 1∼10월중 수출실적은 476억7200만달러로 작년동기대비 29.3%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국 전체수출 감소율 11.1%에 비해 2배이상 높다.

그나마 효성과 쌍용은 99년과 지난해 2년 연속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2%가 안돼 ‘종합상사’라는 간판마저 내려야할 형편이다.

현대종합상사의 올들어 10월까지 수출실적은 142억4500만달러.연말까지 160억달러를 예상하고 있으나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지난해(278억달러)의 58% 수준이다.

현대상사는 현대그룹이 소그룹체제로 분리되면서 수출실적의 36%를 차지하던 현대자동차물량이 1월에 없어졌고 7월부터는 하이닉스와도 관계가 끊겼다. 현재 남아있는 계열사물량은 중공업,엘리베이트,미포조선 3군데지만 연말에는 중공업 물량도 떨어져나갈 예정.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월 대우그룹 해체로 자동차 전자 중공업등 계열사의 수출대행 물량이 모두 없어졌다. 올들어 10월까지 수출실적은 24억3600만달러에 그쳤다.

삼성물산도 1∼10월 수출실적이 152억9800만달러로 지난해 연간 실적(258억달러)의 절반이 조금 넘었다.

이에 따라 종합상사들은 전통적인 수출입 대행업무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고 보고 △해외자원개발 △3국간 무역 △벤처투자 등 다양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현대상사가 예멘의 마리부유전등 해외 8개 지역에서 자원개발사업과 벤처투자에 무게를 두기 시작한 것도 이런 전략에 따른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웬만한 규모의 제조회사면 대부분 현지지사등 해외네트워크를 갖춰 종합상사 없이도 시장개척과 무역업무를 할 수 있다”며 “해외업무를 종합상사에 의존하던 70∼80년대와는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김광현기자>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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