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외국기업 내년 사업전망

  • 입력 2001년 11월 4일 19시 24분


《 ‘자동차 맑음, 화학 구름 조금, 정보기술(IT)산업 구름 많음, 항공 흐림.’

내년 시장전망이 업종에 따라 큰 차이를 보임에 따라 국내 진출 외국기업들의 사업계획이나 경영전략도 업종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 업체는 내수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하며 판매목표를 최고 100%까지 늘려 잡았으며 유통업체도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짜고 있다.

반면 기초 소재와 원료를 공급하는 종합화학업체들은 사업 확장을 자제하며 ‘보수적이고’ ‘신중’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IT업계도 내년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확신이 없어 경영전략 방향을 정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자동차〓올해 3000여대를 팔아 3년째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한 BMW는 내년 판매량을 올해보다 30% 이상 늘릴 계획이다. 전시장도 올해 24개에서 35개로 늘리고 11월에는 15명 가량의 경력사원도 뽑을 예정.

올해 500대 가량을 판 포드코리아는 내년에 ‘딜러 업체’를 1개에서 3개로 늘리고 마케팅과 홍보 비용을 대폭 늘리는 등 공격적인 경영으로 판매댓수를 1000∼1500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내년에 ‘SM3’ 신모델을 선보일 르노삼성은 판매량을 올해 6만8000대에서 10만대 이상으로 늘릴 계획. 올해 한국시장 진출 첫 해에 900대 가량을 판매한 토요타자동차도 내년에는 판매량을 늘려잡을 계획이다.

▽유통〓경기 침체가 계속되더라도 불황기에 강한 할인점은 타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월마트 까르푸 등 외국계 할인점들은 올해 토종 유통업체의 급속한 다점포 전략과 비교해 오히려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내년에는 까르푸가 9개 정도의 새 점포를 내는 등 투자를 다시 늘릴 계획이다.

다국적 제약회사들은 의약분업 이후 매출이 크게 신장했으며 장기 전망도 좋게 보고 있다.

▽화장품 등〓화장품 의류 등 유명 해외 브랜드는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내년에도 두자리 수의 높은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랑콤 클리니크 등을 생산하는 로레알그룹은 내년 매출을 올해보다 20∼25% 늘려잡았다. 올해 100여가지 이상의 신제품을 선보인 로레알은 내년에도 유통경로를 더욱 다양화해 백화점 마트 미용실 병원 등에 적극적인 판촉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화학〓한국바스프는 이미 추진하고 있는 여천공단의 공장 신증설 외에는 당분간 ‘현상유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우케미컬은 최근 각국 현지법인에 보낸 내년 예산편성의 기조를 ‘신중(Prudence)’으로 잡았다. 마케팅 비용도 줄일 계획.

▽정보기술〓IT업계는 경기가 언제 바닥을 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불필요한 마케팅 비용을 최대한 줄이면서 ‘경기회복 이후’를 대비하는 준비도 하고 있다. 경기가 나쁘다고 지나치게 긴축을 하면 경기가 회복된 뒤 시장을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휴렛패커드(HP)는 지금까지 중점을 둔 중대형시스템과 프린트에서 스토리지(정보저장)와 컨설팅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최근 빌 게이츠 회장이 방한해 삼성과 포괄적 업무제휴를 한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는 국내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IT업계에서 가장 적극적인 전략을 짜고 있다.

<신연수·구자룡·김승진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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