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현대車 "계열사 더 안늘려"

  • 입력 2001년 10월 22일 18시 48분


현대자동차 그룹이 ‘계열사 늘리기’를 통한 사세(社勢) 확장을 멈추고 내실 경영에 주력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최근 기업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계열사를 20개까지 늘린 현대차 그룹은 경영 환경이 불투명해지면서 정몽구(鄭夢九) 현대차 회장의 ‘내실 다지기’ 주문에 따라 보폭을 조정하기로 한 것.

현대차 고위관계자는 22일 “본업(자동차)과 관련이 없는 다른 기업을 현대차그룹이 인수하는 일은 앞으로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현대차가 서울은행을 인수할 것이라는 말이 나도는 등 다른 기업의 인수합병건마다 현대차가 거론되고 있으나 이는 우리(현대차) 뜻과는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못박았다. 이와 관련, 정 회장은 “경영 환경이 어려울수록 품질에 승부를 걸라”며 “본업과 관련이 없는 분야에 눈 돌릴 여유도, 시간도 없다”고 최근 강조했다.

현대차는 8월 다이너스카드를 인수해 현대카드를 출범시키는 등 종합금융업 진출의 포석을 깔았다.

곧 이어 한국철도차량도 인수하는 등 확장 경영의 고삐를 늦추지 않아 재계의 주목을 끌었다.

현대차의 또 다른 관계자는 “종합금융업 진출이나 한국철도차량을 인수한 것은 자동차사업과 관련(종금업)이 있거나, 원래 사업부분을 되찾아온 것(한국철도차량)”이라며 “무분별한 사업 확장과는 거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포드나 GM 등 세계적 자동차업체들도 금융업을 비즈니스 구도의 한 축으로 삼고 있는 게 최근 추세”라며 “자동차사업과 관련없는 기업 인수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러한 기세에 힘입어 자산총액 기준으로 정몽헌(鄭夢憲)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을 제치고 최근 재계 4위에 올라섰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사업부문과 함께 최근 철강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현대하이스코(옛 현대강관), INI스틸(옛 인천제철), 삼미특수강 등 계열 철강업체들은 중장기 사업계획을 마련하고 품목 특화전략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하이스코측은 “현대자동차 및 기아자동차와 공동으로 차세대 자동차 강판소재 개발에 나서는 등 자동차와의 시너지 창출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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