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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18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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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알려진 메모리부문 세계 4위인 일본 도시바와 5위인 독일의 인피니온 테크놀로지의 합병추진에 대해 반도체업계는 진위 확인에 나서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시바 등 ‘2진급’ 업체들이 대폭 수술을 추진함에 따라 대만 등지의 ‘3진급’ 업체들의 구조조정도 가속이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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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현금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한국의 하이닉스반도체는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할 경우 이 같은 반도체업계구조조정 ‘회오리’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하이닉스는 도시바-인터피온의 합병을 단순 평가하더라도 메모리반도체 분야의 세계 3위자리를 내놓아야 할 처지다.
▽반도체 업계 구도변화〓양사의 합병추진은 날로 악화되는 반도체 산업환경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올해 중반부터 64메가D램의 시장판매가는 1달러 미만으로 떨어져 생산원가를 30∼40%가량 밑돌기 시작했다. 도시바도 이때부터 메모리분야를 떼내는 방안을 본격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 들어서는 128메가D램의 가격마저 1달러대 이하인 0.98달러로 떨어지는 등 반도체업계는 ‘구조조정 외압’을 받아왔다.
도시바는 당초 삼성전자와도 메모리부문 매각협상을 벌여왔다. 그러나 제조공정이 같은 인피니온을 최종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도시바와 인피니온은 구멍을 파서 반도체를 집적하는 ‘트렌치’ 기술을 쓰는 반면 삼성전자는 평면에 쌓아올리는 방식을 쓰고 있다.
데이터퀘스트가 집계한 지난해 매출액을 기준으로 볼 때 도시바와 인피니온의 ‘통합 메모리 회사’는 65억달러로 하이닉스(60억달러)를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는 지난해 마이크론에 메모리 분야 2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조만간 3위 자리마저 내줄 전망이다.
▽합병의 파장〓이번 합병추진의 결과를 놓고 반도체 업계의 구도변화를 단순화하기는 힘들다. 도시바가 메모리사업을 모두 넘기면서도 기술력과 시장전망이 좋은 플래시메모리분야를 D램 사업에서 따로 떼내 주요 지분을 갖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시바와 인피니온의 통합은 어쨌든 하이닉스에는 일단 ‘위협요인’이라는 분석이 많다. 인피니온은 256메가D램 분야에서 세계 시장 20%를 차지할 만큼 강점을 갖고 있고 도시바는 플래시메모리의 강자이므로 차세대 주력 품목의 ‘메이저 업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병서(全炳瑞)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세계시장 공급측면에서는 양사의 통합이 긍정적 역할을 하므로 일단은 하이닉스도 나쁠 것이 없다”며 “그러나 이처럼 긴박하게 움직이는 반도체업계에서 하이닉스가 살아나려면 자금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 세계 메모리 업계 순위 | |||
| 순위 | 기업 | 매출(억달러) | 점유율(%) |
| 1 | 삼성전자 | 88 | 16.1 |
| 2 | 마이크론 | 63 | 11.6 |
| 3 | 하이닉스 | 60 | 11.1 |
| 4 | 도시바 | 35 | 6.4 |
| 5 | 인피니온 | 30 | 5.7 |
| 6 | NEC | 29 | 5.3 |
| 7 | 인텔 | 26 | 4.8 |
| 8 | 히타치 | 21 | 3.9 |
| 9 | 미쓰비시 | 20 | 3.8 |
| 10 | 후지쓰 | 16 | 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