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완구 '美 연말특수' 실종 비상…주문 전년比 20%줄어

  • 입력 2001년 8월 29일 18시 32분


미국의 불경기가 연말까지 이어져 ‘크리스마스 특수(特需)’가 실종될 것으로 우려되면서그 여파가 국내의 의류 완구 수출제조업체들에 밀리고 있다.

29일 관련 수출업계에 따르면 8, 9월이 한창 연말용 제품 주문과 선적이 이뤄지는 시기인데도 미국으로부터의 주문이 뚝 떨어졌다. 요즘 국내 제조업체들에서 수출물량을 맞추기 위한 야근 특근은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서울 구로공단에서 조립식 모형완구를 제작해 미국에 수출하는 한 업체 임원은 “올 8월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20% 정도 줄어 야근 없이 평상시같이 작업하고 있다”며 “작년에는 35만달러어치를 수출했는데 올해는 30만달러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GAP브랜드로 캐주얼의류 등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납품하는 태평양물산의 박양순 이사는 “불경기로 미국 소매업체들이 값싼 제품을 주로 요구하는 한편 기존 제품 가격도 인하해달라고 요구해 5% 정도 가격을 낮췄다”고 말했다.

종합상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의 이민찬 팀장은 “현지 세일즈맨으로부터 의류매출이 최악이라는 보고를 받고 있다”며 “각국이 덤핑경쟁을 벌여 가격단가가 떨어져 수출업체들의 채산성이 나빠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워싱턴무역관은 최근 현지 보고서에서 “아동용품 전문 판매업체인 ‘칠드런스 플레이스’는 특별 판촉품 구매계획을 당초보다 25%나 줄이고 블루밍데일, 메이시 백화점 등도 판촉예산을 축소하고 비상 판매계획을 세워놓고 있다”며 “한국업체들의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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