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20일 직접금융 자금조달 실적을 발표하면서 “삼성 현대 LG SK 등 4대 계열기업이 올 들어 7월말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가 늘어난 10조1434억원을 직접금융시장에서 조달했다”고 밝혔다. 4대 그룹이 차지한 10조1434억원은 직접금융 자금의 35.3%로 지난해보다 7.1%포인트가 높아진 금액이다. 또 비(非)4대 계열 대기업도 16조7890억원을 조달해 지난해보다 2배로 늘어났다.
직접금융이란 은행 등 금융기관 대출이 아닌 주식, 회사채, 기업어음(CP)을 발행해 직접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자금조달 방식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직접금융 조달금액은 1조7898억원에 그쳐 지난해보다 68.4%가 감소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직접금융 비중은 올 들어 매월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업공개(신규등록)현황 | ||
2001년 | 2000년 | |
거래소 | 402억 | - |
코스닥(대기업) | 517억 | 4688억 |
코스닥(중소기업) | 5231억 | 1조5677억 |
(자료:금융감독원, 단위:원, 기간1∼7월) |
금감원은 자금조달 양극화 현상은 주식시장 침체에 따라 주식 발행규모가 크게 줄어든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모나 증자 등을 통해 자금을 모으는 비중이 큰 중소기업에는 주식시장 침체가 자금 고갈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기업 전체의 직접금융 규모는 49조949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5%가 증가한 수치. 이 가운데 회사채 발행은 24.5%가 늘어난 41조9267억원인 반면 주식발행 규모는 22.4%가 감소한 8조231억원에 그쳤다.
이와 함께 만기가 2년이 넘는 회사채 발행은 전체 회사채 가운데 82%를 차지했다. 지난해엔 회사채 발행물량의 67%에 그쳐 올 들어 ‘회사채의 장기화’ 현상이 생긴 것으로 금감원은 보고 있다.
투기등급 가운데 최상급인 BBB등급 회사채 발행은 5조7655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9.8%가 늘어나 자금시장에 다소 숨통이 트여가는 것으로 집계됐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