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회복 허상 일수도" 英 파이낸셜타임스

  • 입력 2001년 8월 3일 18시 22분


한국 경제의 개혁이 지연될 경우 외환위기 이후 2년 동안 이뤄낸 경제회복이 ‘거짓 여명(False Dawn)’으로 판명될지도 모른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지가 2일 경고했다.

이 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01년 한국경제 보고서’에 대해 언급하면서 “한국 정부가 기업부문의 개혁을 단행하는 데 더 신속하지 못했다는 점이 경제회복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 정부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기업에 대한 지원을 축소할 것인가 등에 대한 명확한 계획과 비전을 제시해야 하지만 내년 12월 대선 이전에 이것이 가능할지는 불투명하다”면서 “회생 가능성이 없는 부실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계속되고 있는 반면 신규기업들은 코스닥 등 주식시장의 냉각과 함께 자금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OECD가 파산 직전에 있는 기업들에 투입하는 공적자금을 사회복지로 돌리라고 한국정부에 지적한 것은 아주 적절했다”고 평가하면서 “한국의 재벌은 완전한 시장경제 원칙에 적응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한 한국 경제가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90년대말 미국의 정보기술(IT)산업 투자에 힘입어 한국 경제가 단기간 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최근 들어 미국경기가 침체되면서 한국 IT제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줄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경제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반도체 등 주력산업에서 과도한 설비를 제거하는 것이 오히려 남은 기업들의 효율성을 높이고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향상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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