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수출 4개월째 감소…하반기 경기전망 '먹구름'

  • 입력 2001년 7월 1일 18시 31분


수출이 4개월 잇달아 줄어들고 감소율마저 커지는 추세를 보이면서 비상이 걸렸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35%에 이르는 현실에서 수출부진이 이어질 경우 국내경기 회복은 더욱 어려워지게 된다. 정부는 수출비상대책반을 만들고 수출촉진을 위한 기업규제완화 등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수출전선에 낀 먹구름을 걷어내지 못하고 있다.

주요 품목 수출실적
(2001년 1월1일∼6월20일)

(전년 동기대비, 단위:백만 달러,%)

업 종수출증감률
철강제품3,402-4.9
가전3,381-5.4
반도체8,095-26.0
무선통신기기3,885 14.3
컴퓨터5,164-18.5
자동차5,684 10.5
선박5,203 50.2
섬유류7,506-10.9
신발 340-9.5
일반기계3,717 17.0
(자료:산업자원부)

▽‘빨간 불’ 켜진 현주소〓현재 한국의 수출은 중국 등이 가격경쟁력에 첨단기술을 접목하면서 무서운 기세로 달려오는 데다 고부가가치 제품의 경쟁력은 선진국에 미치지 못하면서 협공을 당하고 있다.

올들어 반도체 컴퓨터 철강 섬유 신발 등 주력제품의 수출이 큰 폭으로 줄었다. 특히 단일품목으로 최대수출품인 메모리반도체 값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반도체 경기는 올해말 또는 내년 중반 이후에나 바닥권에서 벗어날 것으로 시장조사기관들은 보고 있다.

또 미국이 수입산 철강제품에 대한 산업피해 조사에 나서고 유럽연합(EU)이 한국 조선업계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통상마찰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하반기 전망도 불투명〓정부가 올 수출목표액을 당초(1910억달러)보다 180억달러 줄어든 1730억달러로 낮춘 것은 그만큼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산업자원부는 디지털TV 시장 급성장, PC 교체수요, 석유화학 철강의 공급과잉 해소 등 수출여건이 좋아질 전망이라며 총력수출지원에 나서면 수정된 목표치는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대외여건이 좋아질 것이라는 전제 위에 만들어진 정부의 새 수출목표치를 달성하기가 반드시 쉽지만은 않을 전망. 언제 회복될지 점치기 어려운 반도체 경기를 제외하더라도 하반기 수출전선에 ‘복병’이 될 수 있는 걸림돌은 많다. 환율전망이 불투명하고 국제유가(두바이산 기준)도 현재 배럴당 24달러대에서 4·4분기 이후에는 27∼28달러로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미국 일본 중국 유럽연합(EU) 등과의 통상마찰과 주요국 경기회복 여부도 좀더 지켜봐야 할 변수. 한 종합상사 관계자는 “주요시장인 선진국, 특히 미국 경기가 좋아지지 않으면 하반기 수출도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주요한 수출 선행지표인 수출신용장(LC) 내도액은 6월에 15.2% 줄었다.

<김상철기자>sckim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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