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김헌수 서원밸리GC 대표이사 인터뷰

  • 입력 2001년 6월 28일 18시 29분


‘아이디어 뱅크’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김헌수(金憲洙·50) 서원밸리GC 대표이사 부사장. 그는 ‘배짱장사’를 해오던 국내골프장업계의 서비스경쟁을 촉발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김 대표가 도입한 서비스개선 사례는 무려 70여가지. 라운드마일리지제(라운드 누적회수에 따라 요금할인 및 면제)와 악천후시 그린피차등제(폭설과 폭우시 실제라운드한 만큼한 요금적용) 혹서기 반바지 허용 등….

엄밀히 말하면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아니다. 대부분 벤치마킹을 한 것이다. 하지만 다른 골프장 최고경영자(CEO)들이 매너리즘에 빠져있을 때 그는 오너를 설득해 그것을 실행에 옮겼다. 덕분에 IMF 한파가 한창 휘몰아쳐 내장객이 격감했던 98년(당시 경기CC 상무) 전국골프장중 유일하게 오히려 내장객을 10% 늘어나게 했다.

“사실 골프장 하드웨어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승부는 바로 소프트웨어(서비스)에서 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신설골프장이 탐내는 ‘골프장 전문경영인 스카우트 대상 1호’인 김대표는 70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에서의 12년간은 평범한 샐러리맨에 불과했다.

82년 ‘골프장사관학교’로 불리는 안양CC(현 안양베네스트GC) 총무영업과장으로 발령받은 후 ‘골프외길’ 18년을 걷게 됐다.

그는 한 내장객이 4월 서원밸리GC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읽고 일하는 보람을 느꼈다.

‘밸리 6번 홀에서 실수로 골프채를 연못에 빠트렸는데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캐디아가씨가 주저하지 않고 연못에 뛰어들었다. 그때의 감동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경기를 끝낼 때쯤 잃어버린 것으로 포기했던 골프채가 경기를 마칠 즈음 내게로 돌아왔다. 수영을 잘 하는 직원이 잠수까지 해 연못바닥을 샅샅이 뒤져 찾아낸 것이다. 손님이 귀가하기전 모든 방법을 동원해 골프채를 찾아준 골프장측의 배려에 나는 두 번 감동했다. 김 대표가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는 한 ‘고객감동 서비스’의 한 사례였다

김대표는 근무시간중 부하직원에게 할말이 있어도 호출하지 않고 직원이 일하는 곳으로 가서 얘기를 나눈다. “직원은 상사를 모시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모시는 사람”이라는게 그의 지론이다.

<안영식기자>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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