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11명 집단 '낙하산'

  • 입력 2001년 6월 24일 23시 44분


금융감독원이 2급 이상 간부의 퇴직후 금융기관 취업을 제한한 ‘공직자 윤리법 시행령’이 시행되기(지난해 5월 말) 직전에 1급 이상 고위 간부 11명을 금융기관에 무더기로 진출시켰음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정무위 소속 한나라당 엄호성(嚴虎聲) 의원은 24일 금감원 제출 자료를 근거로 이같이 밝히고 이는 “금감원이 ‘공직자 윤리법 시행령’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낙하산 인사’와 관치금융의 전형”이라고 주장했다.

엄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시행령 시행 전인 3월 9일 김상우(金相宇) 전 부원장보가 조흥은행 상근감사위원으로 나가는 등 3월에서 5월 사이에만 11명의 간부가 금융기관 고위직으로 자리를 옮겼다.

또 지난해부터 올 5월 사이에 퇴직한 금감원의 1급 이상 간부 37명 중 대학교수 출신과 사망자 및 휴직자를 제외한 27명 가운데 18명이 은행 보험 증권사 등의 임원으로 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3월부터 5월 사이에 간부들의 금융기관 진출이 많았던 것은 ‘공직자 윤리법 시행령’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시점이 여느 해처럼 금융기관들의 결산과 주주총회가 몰려 있었던 시기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금감원은 또 “임원으로 나간 18명 중 13명이 감사”라고 밝히고 “감사는 법적으로 내부 인사가 맡을 수 없게 돼 있어서 해당 금융기관들이 경험이 풍부한 이들 13명을 발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감원은 김상우 전 부원장보의 경우도 공직자윤리위의 취업 승인을 받고 나갔다고 덧붙였다.지난해 금감원 간부의 동방금고 불법대출사건 연루 여파로 만들어진 ‘공직자 윤리법 시행령’에 따르면 금감원 2급 이상 간부는 퇴직후 2년 안에는 퇴직전 3년간 담당했던 업무와 관련된 금융기관에 취업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이름

현 직위

현직

취임일

금감원

최종직위

문평기

대우증권

감사

5월26일

증권검사1국장

강종운

신한생명

감사

보험검사2국장

김종창

기업은행장

5월14일

부원장

안영환

LG캐피탈

감사

5월2일

국장

노훈건

증권예탁원

대표이사

4월17일

감사

송준채

국민카드

감사

3월22일

국장

장광용

서울은행

상근감사위원

3월10일

기획조정국장

김송수

부산은행

감사

은행검사2국장

김상우

조흥은행

상근감사위원

3월9일

부원장보

양동혁

광주은행

상근감사위원

3월5일

국장

이수엽

대한생명

상무

국장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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