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한보 이르쿠츠크 가스전 개발지분 자금 '해외은닉 의혹'

  • 입력 2001년 4월 29일 18시 38분


이르쿠츠크 가스전 개발사업과 관련된 한보 자회사 E.A.G.C(구 동아시아가스)의 지분이 외국에 팔린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정부가 진상조사에 나섰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분 매각과정은 물론 매각자금의 사용처가 알려지지 않고 있어 이 자금이 해외에 은닉되지 않았느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르쿠츠크 가스전 개발사업은 시베리아 코빅틴스크 지역의 매장량 9억t 규모(추정)의 가스전을 개발하는 사업. 정부는 94년부터 한국가스공사를 포함한 9개 회사 컨소시엄을 구성해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한보그룹이 96년 E.A.G.C를 통해 가스전 개발권을 가진 루시아석유회사의 지분 27.5%를 인수해 독자적으로 참여했다. 그러나 97년 1월 한보가 부도나면서 E.A.G.C측은 국세청과 채권단의 압류조치가 진행되자 지분 20%(900만주)를 5790만달러에 팔아 국내에 2520만달러를 들여오고 나머지 3270만달러를 스위스 은행 등에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E.A.G.C측은 문제의 지분을 지난해 영국 국영석유회사인 BP 등 석유메이저 2, 3개사에 팔아버린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한보철강 매각 등을 맡고 있는 자산관리공사는 “사실 여부를 알지 못해 한보 관계자에게 확인해 보겠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한보 계열 동아시아가스는 98년쯤 문제의 지분을 팔았으며 이를 사들인 E.A.G.C는 대주주가 중동계이며 말레이시아에 법인등록이 돼 있다”고 말했다.

<김상철기자>sc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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