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투신 1000억대 담보 돌려받는다

  • 입력 2001년 4월 8일 23시 33분


현대투신이 JP모건으로부터 1000억원 이상의 채권과 현금을 되돌려받게 됐다.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는 8일 “현대투신이 97년 동남아지역 투자와 관련해 JP모건과 소송을 벌여왔으나 지난달말 화해했다”며 “약 1000억원 상당을 돌려받기로 합의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현대투신은 97년말 역외 파생금융상품 운용과정에서 발생한 1억2600만달러의 손실 책임을 놓고 JP모건과 소송을 벌여왔으며 지난달 JP모건측으로부터 “파생상품 운용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받고 최종 화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현대투신은 JP모건측이 당시 계약 이행을 요구하며 가져간 담보물인 1358억원대의 채권과 600억원 가량의 현금 가운데 절반 이상을 되돌려받게 됐다.금감위 관계자는 “JP모건측이 소송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책임 분담 등 양자간 화해 내용도 현대투신에 유리하게 작성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JP모건은 96년 현대투신을 비롯해 SK증권 주택은행 한국투신 대한투신 등 국내 금융기관에 고수익 역외 금융파생상품 투자를 권유한 뒤 다이아몬드 어드밴스 등 총 8억600만달러 규모의 7개 역외 펀드를 조성해 아시아 각국에 투자했다. JP모건은 복잡한 금융기법을 동원해 태국의 바트화,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등에 투자했으며 아시아 통화가 폭락하면서 펀드에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자 이를 국내 금융기관에 떠넘겨 소송 사태로 발생했다. 현대투신을 제외한 SK증권 주택은행 한국투신 대한투신 등 다른 금융기관들은 99년 채무를 출자로 전환한다는 합의로 JP모건과의 소송을 종결한 바 있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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