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신공항 개항 미뤄야"…외국 컨설팅사 보고서

  • 입력 2001년 3월 13일 18시 35분


인천국제공항 개항을 불과 보름 앞두고 개항일정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보고서가 제출돼 개항연기론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인천국제공항공사 강동석 사장은 13일 국회 건설교통위에서 “현재로서는 개항일을 늦출 특별한 요인이 없다”고 밝혔다.

DLiA컨설팅의 권고문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날 “공항 컨설팅전문사인 ‘DLiA컨설팅’이 ‘29일 개항을 위해서는 보완조치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5일과 12일 보내왔다”고 밝혔다. DLiA컨설팅은 보고서에서 “수하물 처리시스템(BHS)과 폭발물 처리장치(CTX) 등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29일 전면 개항은 적절치 않으며(inadequate) 재고되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12일 제출된 최종 보고서는 특히 “1차 보고(5일)에서 지적한 문제점들이 대부분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예정대로 전면 개항할 경우 홍콩 첵랍콕 공항 개항 당시와 같은 ‘눈덩이처럼 커지는 대혼란(major chaos)’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독일 2개사와 호주 1개사로 구성된 DLiA컨설팅은 공사의 의뢰로 1월부터 공항의 안전문제와 시스템 운영체계를 점검해 23개항의 문제점을 지적한 최종 보고서를 두차례에 걸쳐 제출했다. 그러나 공항공사 강사장은 1차 보고서를 제출받은 뒤인 7일 언론사 경제부장단과의 간담회에서 “신공항 개항에 문제점이 많은 것으로 언론들이 지적하고 있으나 마무리 점검만 하면 개항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해 보고서를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날 국회 건교위에서 이해봉(李海鳳·한나라당)의원은 “외국의 전문 공항컨설팅사가 수하물 처리 및 안전시설 미비 등을 지적했다”며 개항 연기를 주장했다. 강사장은 답변에서 “연기 요인은 없으나 모든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관계부처와 협의한 뒤 개항연기문제를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말해 연기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개항 연기 신중검토"…인천공항사장 국회답변▼

국회는 13일 통일외교통상, 건설교통, 교육위 등 3개 상임위를 열어 제5차 남북장관급회담의 돌연한 연기 배경과 인천국제공항 개항 준비 실태, 서울 상문고 사태 등을 집중 추궁했다.

▼관련기사▼
- [건교위 인천공항 시찰]"무리한 개항 나라체면 깎일라"

통외통위에서 박관용(朴寬用·한나라당)의원은 “북한이 장관급회담을 연기한 것은 (북한이 주장하는) 정부의 대미 외교 종속성에 대한 불만 때문이라고 보여진다”고 주장했다.

박상천(朴相千·민주당)의원은 “미국이 국가미사일방어(NMD)체제 구축 명분을 쌓기 위해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합의에 근접했던 북―미 미사일협상 재개마저 보류하고 있는 게 아니냐”며 미국이 강경 노선을 취할 경우 정부의 대책을 물었다.

건교위에서 이해봉(李海鳳·한나라당)의원은 “인천국제공항의 전반적 운영 체계를 점검해온 외국의 전문 공항컨설팅 회사가 수하물 처리 및 안전시설 미비 등을 이유로 29일로 예정된 인천공항의 전면 개항 연기를 권고했다”면서 개항 연기를 주장했다.

강동석(姜東錫)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건교위 답변에서 “현재로서는 개항일을 늦출 요인이 없으나 모든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 관계 부처와 협의한 후 개항 연기 문제를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종(劉仁鍾)서울시교육감은 교육위 답변에서 서울 상문고 사태와 관련, “4월11일 사전계고기간이 지나는 대로 관선이사를 파견할 것”이라며 “학부모 중에서 관선이사를 파견하는 방안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문철·박성원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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