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롯데 ‘유통왕국’ 꿈꾼다…신동빈부회장 신경영선언

  • 입력 2001년 2월 20일 19시 14분


롯데그룹이 다양한 형태의 쇼핑센터 개발로 ‘유통 왕국’ 건설을 선언했다.

롯데 신동빈(申東彬)부회장은 20일 “유통업에 관한 한 롯데가 한국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의 쇼핑문화가 다양해지면서 새로운 서비스와 업태가 요구될 것”이라며 롯데가 바로 그러한 분야를 개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이미 선두를 굳힌 백화점 분야 외에 할인점 꼬마할인점 편의점 식품점 온라인 등 다양한 형태의 유통 분야에 공격적인 진출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롯데는 4월 ‘마그넷레몽’이라는 700∼1000평의 소형 할인점 개장을 시작으로 소비자가 있는 곳이면 어디에나 점포를 낸다는 구상을 구체화했다. 또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현재 700개에서 2010년까지 1만개 이상으로 늘려 물류 전진기지 및 소매 금융의 거점으로 만들 계획이다.

▽거미줄 유통망 구성〓경쟁이 치열한 할인점의 경우 소규모 마그넷레몽을 시내로 진출시켜 전국적 유통망을 만들겠다는 계획. 일본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븐일레븐과 롯데리아를 소매와 물류, 금융의 거점으로 만들 계획이다. 편의점에서 대출도 받고 공과금도 내고 보험상품도 들며 온라인으로 주문한 물건을 찾는 등 생활 서비스를 받는 장소로 탈바꿈한다는 것. 대형 할인점은 2004년까지 모두 80개, 백화점은 25개로 늘려 국내 오프라인 유통망을 완성할 계획이다.

▽온라인과 결합〓온라인은 롯데가 최근 집중 투자한 분야. 신부회장은 지난해 인터넷쇼핑몰 롯데닷컴과 무선 인터넷 콘텐츠업체 모비도비를 설립해 대표에 취임했다.

롯데닷컴은 4월부터 온라인으로 주문한 물건을 세븐일레븐을 통해 본격 배송한다. 온라인 쇼핑몰은 미국에서도 아직 20∼30%의 배달 사고가 생기는 상황. 롯데는 책이나 CD 등 청소년들이 배달료 내기를 꺼리는 품목을 편의점에서 찾게 해 커뮤니티 기능을 갖출 계획.

▽업계 반응〓업계에서는 막대한 자금력과 인프라를 동원한 롯데의 공격적 출점에 대해 반신반의하면서도 경계하고 있다. 할인점 분야 1위인 신세계 E마트측은 “소형 할인점은 식품이 중심이 되는데 투자는 많고 수익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유통업의 90%이상이 기업형인 미국 일본에 비해 한국은 아직 30%에 불과해 소매점은 어떤 형태로든 성장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신연수기자>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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