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재경원 부활하나…재경부장관 29일 부총리승격

  • 입력 2001년 1월 28일 19시 08분


재정경제부는 과거 막강한 힘을 휘두르던 ‘공룡’ 재정경제원 모습을 되찾을까.

재경부가 3년전 외환위기를 맞고 보통부처로 강등된 후 처음으로 부총리 장관을 ‘모시게’돼 앞으로 크고 작은 역할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다만 아직도 잃어버린 반쪽인 ‘예산’과 ‘금융’은 여전히 재경부 권한 밖에 있다.

▽경제부처 ‘맏형’되는 재경부〓진념(陳稔) 재경부장관은 ‘경제팀장’이라고 자칭하는 경우가 많다. 진장관의 이런 생각은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상당부분 현실화됐다. 경제부총리는 앞으로 정책을 총괄조정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한달에 한번씩 열리던 경제정책조정회의가 격주로 매달 2번씩 개최된다.

그동안 국무총리가 맡았던 대외경제조정회의도 경제정책조정회의로 흡수된다. 법률을 바꾸거나 만들 때 부처간 이해가 엇갈리면 이 회의에서 심의가 이뤄진다. 금융감독위원회에서 하던 기업과 금융구조조정 업무도 큰 그림을 재경부에서 짜게 돼 구조조정 무게중심이 여의도에서 과천으로 옮겨진다.

▽공룡 재경원의 50∼60% 역할 가능〓그러나 예전에 위세를 떨치던 재경원과 비교하면 아직은 ‘아기 공룡’에 그칠 전망이다. 예산권을 기획예산처가 여전히 쥐고 있다. 재경부 안에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만들어지지만 금융기관을 실무적으로 통제하는 권한은 금융감독원이 맡고 있다. 재벌을 좌지우지하는 힘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쏠려 있다.

▽‘눈치보는’ 부총리 될라〓권한이 커지는데도 불구하고 당장 경제부총리를 보는 눈은 불안스럽다. 청와대에서 2월말∼3월초에 개각을 할 예정이다. 부총리로 올라간 만큼 외견상 위상은 높아지지만 한달 후 또 다시 개각 대상으로 오른다면 ‘당장 말발이 먹혀들겠느냐’는 것. 재경부 모국장은 “장관이 크게 실수하지 않으면서도 뭔가 보여주려 하지 않겠느냐”며 “일선 부서에서도 앞으로 한달 동안은 ‘눈치보는 일’로 안주할 가능성이 높다”고 염려했다.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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