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향수도 신토불이?…국산제품 잘 팔린다

  • 입력 2001년 1월 18일 18시 45분


겐조 아르마니 샤넬 캘빈클라인….

국내에서 인기있는 세계적인 향수 브랜드들이다. 화장품 중에서도 기초화장품이나 색조화장품은 국산을 쓰는 여성들이 많지만 향수만큼은 외국산이 휩쓸었다.

그러나 최근 혁명이 일어났다. 국산 향수들이 해외 유명 브랜드 상품들을 제치고 판매량이나 액수에서 1위에 올라 선 것.

태평양의 고급 향수 ‘헤라 지일 오데퍼퓸’은 지난해 17만5000개, 70억원 어치가 팔렸다. 빠팡 에스쁘아의 남녀 향수도 작년에 모두 24만개, 77억원 어치가 나갔다.

향수 수입액은 지난해 통계는 없지만 99년 가장 인기가 높았던 겐조나 휴고우먼 버버리 등이 연간 11만∼12만개가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국산 향수가 호조를 보이는 것은 화장품회사들의 공들인 상품 개발과 마케팅이 소비자들의 취향과 맞아 떨어졌기 때문. 태평양은 아주대 의대와 공동으로 여성의 향취에 대한 연구를 거쳐 ‘관능적인 유혹’이라는 헤라지일의 향기를 만들어냈다. 가격도 35㎖에 4만원으로 외국 고급향수만큼 비싸다.

국내 최초의 향수 전문회사로 출범한 빠팡 에스쁘아는 2년 여간의 연구와 소비자 조사 끝에 남녀 커플향수 ‘에스쁘아 오데토일렛’과 ‘에스쁘아 뿌르 옴므 오데토일렛’을 만들었다.프랑스 디자이너 발레리 버나드가 용기 디자인을 하고 스위스의 조향 전문가 4명이 향기를 만든 이 제품은 20대를 겨냥해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LG생활건강은 오는 3월 신제품 ‘사피’를 내놓는다. 외국의 유명한 향수들이 모두 디자이너의 이름을 달고 있듯이 국내 최초로 시도하는 디자이너 향수다. 패션디자이너 이정우씨와 손잡고 꽃향기와 오이향기 등 127가지 성분이 함유된 달콤쌉싸름한 향을 선보일 예정이다.

<신연수기자>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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