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회사채 인수 WTO 규정 위반

  • 입력 2001년 1월 8일 18시 12분


기업이 자체자금으로 갚지 못하는 회사채를 산업은행이 대신 상환하도록 한 정부의 자금시장 안정대책이 통상문제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정보기술(IT) 관련 경제뉴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 이비뉴스(www.ebnews.com)의 8일 보도에 따르면 미 마이크론테크놀로지사는 “‘현대전자 회사채를 정부기관(state agency)인 산업은행이 인수하는 것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며 미 의회와 무역대표부(USTR)에 대응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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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다호 부아즈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대변인은 “현대전자는 자체 신용으로 회사채를 충분히 발행할 수 없다”며 “산업은행이 회사채를 사주는 것은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없는 사기업에 대해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을 금지한 WTO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산은 관계자는 이에 대해 “WTO 보조금 지원 금지 규정은 지원대상이 특정기업이며 지원조건도 상업적 기준에 비해 혜택이 있어야 한다”며 “이번 회사채 인수는 현대전자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이 다수 포함되며 지원조건도 시장금리보다 0.4%포인트 높게 정했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산은이 1월중 회사채를 인수해 줄 기업은 현대전자 고려산업개발 현대건설 현대상선 쌍용양회 성신양회 등 6개사로 모두 1조52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홍찬선·박현진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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