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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2월 21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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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쿠르트 김순무(金順牡·사진)대표이사의 얘기. 자체 개발한 종균으로 유산균 발효유를 만드는 6개국중 하나인 한국에서도 유일하게 자체종균을 쓰는 야쿠르트가 최고의 제품개발 기술을 갖고 있다는 자신감이다.
김대표에게 2000년은 생애 최고의 한해. 공채 1기로 입사한지 30여년만에 사장에 취임한데다 부사장 시절부터 직접 개발해온 약같은 유산균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이 식품업계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올랐기 때문.
“야쿠르트 생산공장을 짓고 야쿠르트 아줌마를 처음 뽑던 71년에 입사했습니다. 평사원부터 시작해 대표이사에 올랐으니 월급쟁이로 할 수 있는 건 다 해본거죠.”
워낙 적은 말수와 오랫동안 ‘공장장’을 맡으며 보여준 특유의 추진력 때문에 회사내 별명은 ‘뚝심’. 포화상태였던 발효유 시장에 연간 1000억원대 ‘대박상품’을 새로 내놓을 수 있었던 것도 이런 그만의 캐릭터가 작용했다.
“획기적인 신상품이 필요했습니다. ‘장’에만 좋은 게 아니라 ‘위’에도 좋은 제품을 만들자는 거였죠. 위염 유발균인 헬리코박터 필리오리에 효능있는 계란의 난황성분을 이용한 제품개발을 추진한 겁니다.”
결과는 폭발적. 업계 최초로 1000원대 제품으로 9월 선보인 ‘윌’은 에 판매시작 한달만에 하루 판매량 30만병을 넘어섰다. 윌의 선전으로 한국야쿠르트는 올해 총매출목표도 너끈히 달성했다고.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는 경기가 김대표의 가장 큰 부담. “일반적으로 경기는 6개월 뒤에 야쿠르트 매출로 이어집니다. 아직 영향은 없지만 사람들이 야쿠르트를 끊을 정도로 경기가 나빠지지 않길 바래야죠.” 김대표는 설사 최악의 경기가 오더라도 회사내에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조직의 슬림화는 평소에 해두는 겁니다. 상황이 악화됐다고 사람을 자르는 기업은 평소 경영에 문제가 있는거죠.”
건강에는 문제가 전혀 없다는 김대표. “야쿠르트를 매일 마시는 것”이 최대의 비결이란다. 야쿠르트 아줌마가 수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대표이사라도 절대 ‘공짜’가 없어 매달 10만원씩이상 야쿠르트값이 들어간다고.
한국야쿠르트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유산균으로 큰 기업인만큼 ‘발효’라는 우리의 특기를 살린 사업만 할겁니다. 원자재 구매에 전자상거래를 도입할 예정이지만 우리 회사에는 온라인보다 더 중요한 오프라인이 있습니다. 250만 고객가구를 발로 찾아다니는 1만1000명 야쿠르트 아줌마가 우리 회사 최고의 경쟁력입니다.”
<박중현기자>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