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경영일선 복귀]"전문 경영인 한계…직접 챙기겠다"

  • 입력 2000년 12월 20일 18시 44분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은 20일 현대건설 경영일선 복귀를 공식 발표했다.

정회장은 이날 계동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경영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경영진단을 의뢰해놓은 미국 ADL사와 체이스맨해튼 은행의 결과가 나오는 대로 조직과 인력을 전면 개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퇴진 여부가 주목됐던 김윤규 현대건설 사장과 김재수 구조조정위원장 등 현대건설 현 경영진 퇴진 여부는 내년 상반기로 늦춰지게 됐다.

▽정회장 “대표이사는 안 맡겠다”〓정회장은 이날 경영복귀의 변으로 ‘전문경영인의 한계’를 꼽았다. 국내 경영현실에서 전문경영인의 의사결정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감안, 현대건설의 강력한 자구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현대건설 경영일선으로의 복귀가 불가피하다는 것. 그러나 그는 실질적인 경영책임을 지는 대표이사직은 맡지 않고, 단지 현대건설 이사회를 중재하는 회장만을 맡겠다고 밝혔다.

정회장의 복귀는 5월31일 정부와 채권단의 강압으로 경영일선을 떠난 지 6개월여 만이다. 정회장은 당시 “시대의 흐름을 따르고 현대가 다시 한번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충정으로 이해해달라”며 “앞으로 전문경영인들이 운영하는 현대가 지속적으로 발전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당부했었다.

▽가신(家臣)들 퇴진 여부〓정회장은 이 문제와 관련해 “조직을 먼저 추스른 후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고경영자(CEO)든 재무관련 경영자(CFO)든 경영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내부 외부를 가리지 않고 현대건설을 이끌 수 있는 인물을 뽑을 것”이라며 대대적 인사혁신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현대 계동사옥 “외국사에 매각 마무리단계”〓그는 자구이행과 관련해 계동사옥 매각이 현재 외국계 부동산투자사 등과 매각협상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5월 5조7000억원이었던 부채가 올해말까지 4조4000억원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6월 채권단 요구를 받은 이후 지금까지 1조2838억원의 자구를 이행했다는 것. 서산농장 토지매각은 토지공사로부터 선급금으로 2100억원을 받은 데 이어 18일 1350억원을 받는 등 당초 목표를 450억원 초과달성했다. 또 정주영 전명예회장은 4일 1700억원의 회사채를 출자전환한 데 이어 18일 현대자동차 지분을 현대 모비스에 매각한 대금 783억원을 이달말까지 현대건설에 출자할 계획이다.

▽정회장 출자와 상선 주식매각은 전혀 안돼〓15일에는 인천철구공장을 305억원에 인천제철에 매각키로 계약을 체결했다. 또 지난달 현대건설 보유 상선 및 중공업 지분 등 유가증권 매각을 통해 3430억원을, 방글라데시 시멘트공장과 싱가포르 선샤인 플라자빌딩 매각으로 766억원을 확보했다. 하지만 정몽헌 회장의 출자(400억원 계획)와 현대상선 주식매각(670억원 확보계획 중 380억원어치만 매각실현)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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