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안 사장 요즘 뭐하지?"

  • 입력 2000년 12월 7일 18시 39분


요즘 신문지상에서 현대자동차 이계안(李啓安·48·사진) 사장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 98년 현대자동차 사장으로 등극하면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때와 비교하면 많은 차이를 보인다. 왜 그럴까.

얼마전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사석에서 농반진반(弄半眞半)으로 이렇게 말했다. “차에 관한 기사보다 인물사진이 더 많이 신문지상에 나오는 것은 자동차회사로서 좀 그렇지 않은가. 우리가 만든 자동차 가운데 (사람얼굴보다) 더 미끈하고 디자인 좋은 차도 많은데...”

정회장은 특히 현대그룹과 계열분리를 단행한 이후 “지금은 조직내실을 다질때”라고 자주 강조하고 있다. 이를두고 “현대차 임원들에 사실상 언론 금족령(禁足令)을 내린 것 아니냐”는 확대해석이 나오는 요즘이다.

이같은 발언의 진의가 어떻든 이계안 사장은 당분간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 주변에선 이에대해 여러 가지 분석을 내리고 있다.

우선 이계안 사장이 지난 11월 현대차에 롤백한 박병재 부회장과 김수중 기아차 사장에 대해 후배로서의 예의를 갖추고 있다는 해석이다. 정세영 현대차 전 명예회장시절부터 현대차 경영에 참여했던 박병재 부회장이 경영일선으로 컴백,경영의 한축을 담당하면서 이 사장의 행보가 더욱 신중해졌다는 얘기다. 지난달 현대차와 기아차가 현대그룹에서 분리, 양재동에 독거(獨居)체제로 들어가면서 김수중 기아차 사장과의 협력과 호흡일치도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판단도 내렸음직 하다는 것.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유동성 문제로 곤란한 지경에 처하면서 정몽헌 이사회의장 측근 몇몇 특정인사들이 ‘퇴진압력’을 받고 있다는 점도 부담. 이계안 사장으로서는 그저 흘려버릴 수 없는 대목이다.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선배들이 ‘퇴진 암초’에 부딪히는 상황에서 혼자 스포트라이트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얘기도 된다.

<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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