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 건설 자구안 발표

  • 입력 2000년 11월 23일 18시 23분


현대전자 박종섭(朴宗燮)사장은 23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총 3조5190억원의 자금조달계획과 통신과 액정표시장치(LCD)부문을 분사, 반도체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현대건설도 이날 외환은행에 제출한 내년도 자금수지계획을 통해 4조8000억원대의 차입금을 내년말까지 2조7000억원대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서산농장 매입신청 경쟁률도 15 대 1을 넘어섰다. 현대그룹 계열사들의 구조조정 행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현대건설 2001년 자구계획〓내년 한 해 동안 현대건설이 갚아야 하는 차입금은 총 2조5575억원(국내 1조9701억원, 해외 5억3400만 달러)으로 올해 만기연장한 차입금 7140억원까지 합할 경우 모두 3조2715억원에 달한다.

현대건설은 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 △내년도 영업부문 자금잉여 4500억원 △올해까지 자구계획을 이행하고 남는 유동성자금 2123억원 △내년도 자구계획 9039억원(서산농장 매각 3000억원 포함) 등 내부자금 조달로 1조5662억원을 마련할 계획.

여기에 △내년 만기도래 회사채 1조3540억원 중 50% 차환발행(6770억원) △은행차입금 만기연장과 신규차입 5500억원 △수출금융 3억6000만달러 △프로젝트 파이낸싱 2억달러 등 금융권 지원을 통해 추가로 1조843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현대전자 회사이름 바뀐다〓현대는 내년 상반기까지 전자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며 해외 금융기관과 기업을 상대로 매각 작업에 이미 들어갔다.

박사장은 “현대중공업의 계열분리와 현대 계열사의 전자 지분 해외매각이 이뤄지는 대로 계열분리가 완료될 것”이라며 “현대와의 계열분리를 상징적으로 선언하기 위해 회사명 변경까지도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의 계열분리가 내년에 마무리되면 중공업 지분(7.1%)은 현대 계열사 지분에서 제외되며 해외에 매각되는 현대전자 지분은 정몽헌 회장(1.7%), 상선(9.25%), 엘리베이터(1.17%) 등의 지분이다.

한편 이날 현대전자가 밝힌 3조5000여억원의 자금조달 계획 중에는 1조원의 원화 신디케이트론과 6000억원의 수출채권 유동화 등이 포함되어 있어 채권단의 협조여부가 자구 성공의 관건이다.

<신연수·구자룡기자>ysshi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