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JSA' '단적비연수' 연속 히트 제일제당 '대박' 잔치

  • 입력 2000년 11월 14일 18시 31분


‘공동경비구역 JSA 서울관객 225만명 돌파.’ ‘단적비연수 개봉 첫날 한국영화 최고 흥행기록 경신.’

잇따른 한국영화 ‘흥행 대박’소식에 제일제당은 요즘 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제일제당 계열사인 CJ엔터테인먼트는 JSA 한편으로 현재까지 100억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KTB 인츠닷컴 등의 투자를 빼고 40억원의 총 제작비 중 90%를 맡아서 총수익의 절반을 챙긴 것. 40억원이 투자된 단적비연수도 70억원 이상 이익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제일제당의 다른 분야 순익률이 3∼8%에 불과한 것에 비교하면 ‘확실히 돈되는 장사’인 셈이다.

그룹차원에서도 엄청난 무형의 이익을 거뒀다. 식품 생활용품 등을 생산하며 몸에 밴 ‘아줌마 이미지’를 탈피하고 ‘젊고 창의적인 기업’으로 변신한 효과는 최소 200억∼300억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자체평가하고 있다.

제일제당은 95년 3억달러(당시 2400억원)를 들여 스필버그 감독과 합작으로 미국에 ‘드림웍스’영화사를 세우면서 영화사업에 진출했다. 처음 제작에 참여한 한국영화는 97년 ‘인샬라’. 당시 최대 제작비 20억원을 들였지만 흥행에 참패를 당했다. 그후 ‘바리케이드’ ‘산부인과’ ‘억수탕’ 등도 손해를 보거나 3억∼4억원의 ‘푼돈’을 쥐는 데 그쳤다.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이후 대우 현대가 영상사업에서 손을 떼고 삼성도 지난해 ‘쉬리’의 성공을 뒤로 하며 영화판을 떠나자 제일제당 내에서도 “돈되는 설탕이나 계속 만들지…”하는 비판이 제기됐다. 하지만 ‘영상산업이야말로 미래형 산업’이라는 경영진의 확고한 의지로 투자가 이어졌다.

지난해 ‘해피엔드’가 7억원의 수익을 올리며 좋은 징조를 보였다. 올해 ‘행복한 장의사’‘킬리만자로’로 잠시 주춤거렸으나 JSA의 흥행행진이 시작된 것. 손해누적액 30억원의 부담도 홀가분하게 떨어버렸다.

CJ엔터테인먼트 이강복 대표는 제일제당의 영화사업 성공이 철저한 ‘사업적 마인드’를 버리지 않은데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첫째는 확실한 아웃소싱. 제작자에게 철저한 독립권을 준다는 원칙이다. ‘인샬라’에서 경험했듯 투자기업이 주인공의 캐스팅, 제작방향 등에 간여하면 100% 실패한다는 것. 둘째는 안정된 ‘제휴선’의 확보. 명필름(JSA) 강제규필름(단적비연수) 신씨네 등 수준 있는 제작사를 대거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는 유통망과 판매처의 확보. 전국적으로 56개 스크린을 확보하고 지방 30개 도시에 필름을 직접 배급할 능력을 갖췄다는 점이다.

<박중현기자>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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