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온라인게임 세계시장 이끌수도" (주)넥슨 이상백 미국지사

  • 입력 2000년 11월 7일 19시 27분


“예선없이 본선 게임을 치르고 있는 기분입니다.”

국내의 대표적인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넥슨의 이상백(李相伯·38·사진) 미국 지사장은 미국 게임시장에 임하는 마음을 이렇게 표현했다.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서니베일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이 지사장은 “한국에서처럼 길거리에 인터넷 PC 방이 들어서고 있지는 않지만 미국에서도 온라인 게임 열풍이 불고 있다”며 “마이크로소프트(MS) 소니 등 대기업들과 직접 경쟁을 하고 있어 경쟁 분위기가 더욱 후끈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올해는 미 명문인 예일대와 코넬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인재들까지 멀리 동부에서 실리콘밸리의 ‘조그마한 게임 업체’인 넥슨에 문을 두드려 입사했다.

홍콩텔레콤의 한국지사 부장을 지내던 이 지사장도 안정적인 직장을 접고 97년 7월 지사 설립과 함께 홀연히 실리콘밸리로 왔다. 어디까지 성장할 지 끝이 안보이는 이 분야에서의 강한 도전의욕 때문이었다고 이 지사장은 말했다.

넥스 지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바람의 나라’ ‘어둠의 전설’ 등 한국 본사에서 개발된 게임을 영어로 ‘번역’하는 것이 주요 업무였다. 그러나 곧 자원이 고갈된 우주에서 혹성을 개발하는 것 등을 내용으로 한 본사와의 공동개발 작품 ‘Tactical Commander’를 내놓고 정말로 본선을 치룰 각오를 다지고 있다. 게임머들은 한달에 10달러씩 지불하고 인터넷에 접속해 게임을 계속 이어가기 때문에 1회성 게임 판매와 다르고 지속적으로 평가를 받게 된다.

“다른 분야에서도 국내 업체의 경쟁력이 선진국을 앞지르는 분야가 있지만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야말로 우리나라 업체가 주도권을 쥐고 넓은 세계 시장을 주무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지사장은 국내 업체의 온라인 게임 기술은 미국 등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다며 이렇게 포부를 밝혔다. 실제로 넥슨은 지금은 일반화된 ‘역사가 이어지는 그래픽 인터넷 게임’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1996년 ‘바람의 나라’를 발표했다. 이 지사장은 다만 그래픽이나 게임 내용의 보편성 등을 높이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실리콘밸리〓구자룡기자>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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