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3차자구안]정주영씨 사재등 5810억 추가마련

  • 입력 2000년 10월 18일 18시 29분


현대건설이 5810억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추가 자구계획을 내놓았다.

현대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 김경림(金璟林)행장은 18일 “추가 자구계획이 실현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기존 차입금의 만기연장만 원활히 된다면 유동성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자구안에는 정주영(鄭周永)전명예회장의 현대자동차주식을 담보로 외화를 차입하고 정몽헌(鄭夢憲)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이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안이 들어 있다. 정회장의 증자참여규모는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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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은 이날 이사급 이상 139명 전원이 사표를 제출했으며 이중 20∼30%를 구조조정해 조직을 축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현대건설의 자구이행 계획에 대해 △10월엔 계열사에 현대중공업(526만8000주·1050억원)과 현대정유(1123만8000주·560억원)의 주식을 매각하고 전환사채 800억원을 발행하며 △11월에는 정 전명예회장의 현대차주식을 담보로 1650억원을 차입하고 △12월엔 현대아산지분(450억원) 매각과 이라크 등 해외미수 채권 1300억원을 회수하는 등 총 5810억원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부채규모를 줄이기 위해 8월 자구안에 따라 정전명예회장이 현대자동차지분(6.1%·1270만주)을 팔아 구입한 현대건설의 회사채 1700억원의 출자전환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현대건설은 8월 2차 자구안에서 5조4000억원(7월말 현재)에 이르는 금융차입금을 올 연말까지 4조원으로 낮추기 위해 1조5175억원을 마련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시장여건의 악화로 9월 말까지의 자구실적은 5397억원에 불과한 만큼 10∼12월의 실현 가능한 자구금액도 5223억원(당초계획 9824억원)으로 조정됐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 4167억원의 자금부족이 생기지만 이번에 5810억원을 마련하면 오히려 1643억원의 여유자금이 생긴다는 것.

김행장은 “추가 자구계획 중 일부는 8월 발표된 자구안에도 포함됐던 내용이지만 이번 자구계획은 이행의 ‘현실성’에 중점을 뒀다”며 “주식 가격이 폭락했지만 시가에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병기·이나연기자>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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