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역대 경제팀장 대화록]"개혁만이 위기극복 열쇠"

  • 입력 2000년 10월 6일 18시 56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6일 낮 역대 경제팀장 14명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하며 위기 극복을 위한 고언을 들었다. 70년대 중반 이후 경제부총리, 재정경제원장관, 재정경제부장관을 지낸 경제 원로들이 한꺼번에 청와대로 초청된 것은 처음 있는 일.

이날 오찬에서 남덕우(南悳祐)씨 등은 물론 김만제(金滿堤·한나라당), 홍재형(洪在馨·민주당), 조순(趙淳·민국당)씨 등 대부분의 경제팀장들이 당파를 초월해 참석했으나 강경식(姜慶植)씨는 불참했다. 경제팀장들은 위기 극복의 열쇠는 끊임없는 개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대통령〓제2위기설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김준성(金埈成)씨〓워크아웃제도가 절대 개선돼야 한다. 워크아웃기업이라고 하면 일단 주인을 바꿔야 한다.

▽남덕우씨〓4대 개혁 중 제일 중요한 것이 노동 개혁이다. 공기업이 구조조정이 안되고, 그러면서 급여는 올라가고 또 지금과 같은 노사 분위기에서는 개혁이 되지 않는다.

▽정인용(鄭寅用)씨〓내가 부총리였을 때 부실기업 정리를 했는데 아무리 잘해도 당장 좋은 말을 들을 수는 없다. 누군가 각오를 하고 책임 의식을 갖고 해야 한다.

▽이승윤(李承潤)씨〓지금 방향대로 개혁 정책이 시행된다면 절대 제2위기가 다시 오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위기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에 문제가 있다.

▽조순씨〓개혁의 목표와 정향성에 일부 문제가 있다. 닭 잡는 칼로 소를 잡으려고 했다든가, 명분에 너무 얽매인 것도 있고, 또 어떤 부분은 준비가 부족해서 실망감을 주는 것도 있다.

▽최각규(崔珏圭)씨〓거시경제지표와 체감경기의 차이, 또 서민들이 느끼는 격차가 문제다.

▽나웅배(羅雄培)씨〓최대 과제가 부실기업정리와 시장 안정이다. 퇴출시킬 기업은 퇴출시키는 것이 옳다.

▽홍재형씨〓지금 진념(陳稔)경제팀이 2개월밖에 안됐는데 흔드는 분위기가 있다. 그래서는 안된다.

▽김만제씨〓나는 상황을 낙관적으로 본다. 원유가가 높아져 물가에 1∼2% 영향을 줄지 모르지만 우리 경제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다.

▽정재석(丁渽錫)씨〓위기냐, 위기 전단계 상황이냐 이야기들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본다.

▽이규성(李揆成)씨〓기업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것은 해야 하는데 국민적 참여 하에서 했으면 좋겠다.

▽강봉균(康奉均)씨〓공공기업 개혁 지연은 노사문제 때문이다.

▽이헌재(李憲宰)씨〓연기금에 눈을 돌려야 한다. 주식과 회사채에 투자를 못하게 돼 있는데 지금부터라도 병행해서 하도록 해야 한다.

<문철기자>fullmo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