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 해외매각 협상 '삐그덕'

  • 입력 2000년 10월 1일 19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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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부실기업의 해외매각협상이 잇따라 차질을 빚고있다.

전문가들은 이에대해 우리나라의 국제협상력의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난 사례로 지적하면서 자칫 잇따른 해외매각의 차질이 우리 경제의 큰 부담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자동차의 해외매각 실패에 이어 한보철강도 본계약을 체결한 네이버스 컨소시엄이 당초 계약조건을 이행하기로 한 지난달 30일까지 인수대금을 납입하지 않았다. 이에따라 IMF를 불러온 원인이었던 한보철강의 해외매각도 대우자동차에 이어 자칫 무산될 위기에 처해있다.

한보철강의 매각을 담당하는 자산관리공사는 1일 네이버스컨소시엄이 계약조건을 이행하기로 한 지난달 30일까지 매각대금 4억8000만달러(5200억원)을 입금하지 않았다 고 밝혔다.

이에따라 법원은 한보철강 매각을 통해 부채를 정리하겠다는 한보철강 법정관리 계획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결정을 자산관리공사측에 전달했다.

지난 3월 제일 산업은행 등 한보철강 채권단과 네이버스 컨소시엄은 한보철강 매각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9월30일까지 채권단측은 전용항만 사용권과 공장기계 양수도 관련한 법적문제 등 매각의 걸림돌을 해결하고 네이버스측은 매각대금을 입금하기로 했었다.

한국자산관리공사 김대성부장은 1일 채권단은 네이버스측의 요구사항을 모두 해결하고 네이버스측에 대금납입을 포함한 계약이행을 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입장표현이 없다 며 1일 이후에는 양쪽중 한 곳에서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 고 말했다.

김부장은 그러나 매각대금이 입금되지 않았다고 계약이 파기된 것은 아니며 협상을 연장할 수도 있는 등 아직은 유동적 이라며 또 만약 계약을 파기하더라도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할 수 있다 고 말했다.

네이버스측은 오래전부터 대주주단의 내분을 겪어왔으며 자체 실사를 통해 인수대금을 1억달러 이상 깍으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한편 금융권 관계자는 일단 본계약을 체결한 뒤에는 인수 예정자의 내부상황을 나몰라라 팽켜쳐 놓는 채권단의 관행이 잇다른 기업 해외매각의 차질을 빚고있다 며 한보철강의 매각 지연이 불가피해 채권단 손실은 커질 수밖에 없으며 자칫 법원이 계속 한보철강 법정관리 이행계획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청산하는 길 밖에 없다 고 말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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