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 民따로 官따로…한경硏 산업硏보다 어둡게 예측

  • 입력 2000년 9월 27일 18시 25분


민간 경제계가 올 하반기와 내년의 우리나라 경제를 정부나 관변 연구소보다 훨씬 어둡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 부설 한국경제연구원은 28일 발표한 ‘경제전망과 정책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5.3%에 그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8%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연은 또 내년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13.5억달러, 연평균 환율은 1100원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연의 이같은 전망은 내년 3월까지 유가가 30달러를 유지하고 4월부터는 27달러선으로 떨어진다는 예측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01년 경제전망치△경제성장률 6.2% △소비자물가상승률 3.0% △경상수지 흑자 16억달러와 거리가 있다. 또한 내년도 예산을 작성하면서 기초로 한 기획예산처(성장률 6%, 물가상승률 2∼3%)의 내년 경제전망과도 큰 차이를 보여 경기에 대한 민관 시각차가 최근 들어 더욱 극명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경기전망과 관련해 한경연과 산업연구원은 성장률(8.5%, 8.7%)과 물가 상승률 (2.4%, 2.3%)에서는 비슷하게 예상한 반면경상수지 흑자에 대해서는 한경연이 70억3000만달러, 산업연구원이 96억달러로 25억달러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한경연 허찬국(許贊國)선임연구위원은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으로 9월부터 우리 경제는 성장둔화 속도가 더욱 분명해지고소비자물가도 상승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년 4월이 지나야 우리 경제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연구위원은 특히 “내년부터 임금과 물가상승으로 인한 인플레 압력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집단주의적 온정주의에서 벗어나 강자만을 추려내는 냉엄하고 투명한 구조조정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병기기자>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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