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업계 아프리카 사기단 주의보…KOTRA 피해사례 접수

  • 입력 2000년 9월 19일 18시 45분


“유럽을 거점으로 삼은 아프리카 무역사기단을 조심하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마드리드무역관은 지난 십수년간 우리 수출업체들에 피해를 주었던 아프리카 사기단이 활동무대를 스페인 등 유럽으로 옮겨 비슷한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다고 19일 경고했다.

KOTRA에 따르면 이들의 사기수법은 지극히 고전적이다. 과정을 살펴보면 영락없는 복싱경기다. 1단계 미끼던지기, 2단계 잽, 3단계 KO펀치 마무리.

이들은 1단계로 우리 기업에 팩스나 E메일을 보내 “정부조달에 낙찰돼 수백만달러어치의 제품을 구입하겠다”고 미끼를 던진다. 우리 업체가 관심을 보이면 2단계로 몇차례에 걸쳐 입찰보증금 행정비용 어음수수료 송금수수료 등 명목으로 수천달러씩 뜯어낸다. 마지막 3단계엔 “결제대금을 이미 스페인 은행으로 송금, 어음수표를 끊어줄테니 은행에 납부할 수표보증수수료 수만달러를 들고 스페인으로 오라”고 한 뒤 돈을 건네 받고서 자취를 감춘다.

사기단은 아프리카에서의 행각이 널리 알려지면서 대형 거래 제안을 의심하는 우리 업체들이 늘어나자 올들어 아프리카와 가까운 유럽의 스페인 등으로 거점을 옮겼다. ‘유럽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업체니까 별 문제없겠지’라고 생각했다가는 영락없이 낭패를 보게 된다.

KOTRA는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국가 정부에 수백만달러어치의 제품을 납품한다는 ‘대박’을 꿈꾸다 수만달러를 사기당하는 사례가 무역관에 잇따라 접수되고 있다”며 “무역에서 첫거래부터 수백만달러씩 주문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설명했다.

<정영태기자>ebizwi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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