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계 관계개선?…경제팀-5단체장 21일 첫 회동

  • 입력 2000년 8월 20일 19시 02분


최근 몇 달간 팽팽한 긴장이 지속되던 정부와 재계관계가 유화국면으로 돌아설까.

진념(陳稔) 신임 재정경제부장관을 비롯한 진념 경제팀이 21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 뱅커스클럽에서 김각중(金珏中)전국경제인연합회장 등 경제 5단체장과 첫 오찬회동을 갖는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부쪽에서 진장관을 비롯, 산업자원부장관, 공정거래위원장, 금융감독위원장이 재계에서 전경련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대한상공회의소장, 한국무역협회장,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만남은 단순히 진념 경제팀과 재계와의 상견례 성격을 넘어선다. 양측 모두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새 경제팀의 수장(首長)인 진장관은 재계를 불필요하게 자극하는 것은 국민경제에도 악영향이 많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그동안 정부와 재계 간담회는 정부쪽에서 재계에 대해 기업구조조정과 재벌개혁을 강도높게 촉구하는 등의 압박용 성격이 강했다. 이때문에 기업들은 정부와의 간담회가 끝난 뒤 볼멘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화기애애한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의 불필요한 오해와 불신을 풀어내고 경제발전을 위해 서로 밀고 당겨주자고 다짐하는 대화가 오고갈 가능성이 높다.

진장관은 기업활동에 장애가 없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규제개혁 등에 대한 재계의 건의를 받아들여 타당성 있으면 적극적으로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밝힐 계획이다.

그는 특히 정부와 재계간의 상시적 대화채널인 실무회의를 구성하자고 제안할 생각이다. 장관과 단체장간 만남에서는 세세한 내용까지 거론할 수 없는 만큼 실무진간의 상시적인 대화통로를 만들자는 것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정부쪽 실무팀은 재경부 차관보를 중심으로 각 경제부처의 1급으로 짜여질 예정" 이라며 "재계쪽의 실무팀이 구성되면 양측간의 통일된 대화통로가 만들어져 건의사항과 정책방향을 서로 전달하는 방안을 검토중" 이라고 말했다.

진장관은 그러나 "기업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서는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기업의 적극적인 구조조정과 의식 및 관행의 개혁도 촉구할 예정이다.

경제5단체장도 이번 간담회에서 기업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정책적 건의사항을 정부측에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제2차 지배구조개선이 기업의 경영활동을 위축하는 정도까지 가면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자금시장 안정을 위한 대책도 요청할 예정이다.

또 기업들이 남북경협에 적극 나서기 위해서는 이중과세방지협정 투자보장협정 등 각종 제도적 장치들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건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와 재계의 적극적인 대화의지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양측사이에 패인 골이 깊고 재벌개혁 문제 등을 둘러싼 시각차도 적지 않아 이번 회동이 진정한 해빙으로 이어질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권순활·박원재기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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